26일 CJ CGV는 대학로,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등촌, 연수역, 홍성, 대구아카데미, 광주금남로 7개 지점의 운영을 중단했다. CGV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일부 극장의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이날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의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26일 CJ CGV는 대학로,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등촌, 연수역, 홍성, 대구아카데미, 광주금남로 7개 지점의 운영을 중단했다. CGV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일부 극장의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이날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의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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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이 탄생 12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기피 공간으로 전락했다. 올해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 수는 지난달까지 5448만9624명. 지난해 같은 기간 1억8561만3478명의 29.3% 수준이다.


매출 급감은 심각한 경영난을 초래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의 경우 지난달 27일 일곱 지점 운영을 중단했다. 앞으로 3년간 직영점 약 30%를 폐관한다. 관계자는 "높은 고정비 구조로부터 탈피하고자 임차료 인하, 상영관 감축, 탄력 운영제, 비효율 사업 재검토 등 운영 전반에 변화를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관의 입지가 좁아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TV가 보급된 1960년에는 존폐 문제까지 언급됐다. 많은 영화관이 폐관되고 제작되는 영화 편수 또한 급감했다. 영화인들은 제작과 선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고수익을 노리는 블록버스터로 눈을 돌렸다.


이런 변화에 동조해 생겨난 영화관이 오늘날 시네마 콤플렉스(cinema complexㆍ건물 하나에 상영관 여러 개를 갖춘 대규모 극장)다. 수용 정원이 많은 상영관에 블록버스터를 배치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

시네마 콤플렉스는 기존 규칙까지 바꿔가며 빠르게 안착했다. 이전까지 영화관은 외관, 수용 정원, 입지 조건 등에 따라 등급이 나뉘었다. 이에 근거해 상영 일시, 상영 기간, 입장 요금 등을 차별화했다. 예컨대 신작과 빨리 만나고 싶으면 도심의 대규모 극장에서 비싼 입장료를 지불해야 했다.


시네마 콤플렉스가 정착한 뒤로는 전국 동시 상영이 가능해져 입장 요금이 통일됐다. 다양한 제휴 상품이 만들어지고 TV가 홍보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블록버스터 상영은 그 자체로 이벤트가 됐다.


26일 CJ CGV는 대학로,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등촌, 연수역, 홍성, 대구아카데미, 광주금남로 7개 지점의 운영을 중단했다. CGV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일부 극장의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이날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의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26일 CJ CGV는 대학로,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등촌, 연수역, 홍성, 대구아카데미, 광주금남로 7개 지점의 운영을 중단했다. CGV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일부 극장의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이날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의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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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1975)'를 시작으로 45년간 유지되던 흐름은 코로나19 사태가 도래하면서 막혀버렸다. 블록버스터들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영화관으로부터 하나둘 떠나고 있다. 새로운 정착지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007' 시리즈 신작 '노 타임 투 다이' 등 굵직한 영화들이 개봉 연기에 따른 손실을 줄이고자 애플, 넷플릭스 등과 협상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충현 감독의 '콜'이 '사냥의 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제작비 240억원이 투입된 조성희 감독의 '승리호'도 사실상 넷플릭스 개봉으로 가닥을 잡았다.


블록버스터의 이탈이 잦아지면 시네마 콤플렉스는 존재할 이유가 사라져버린다. 다른 형태로 운영하는 방법까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영화만으로는 차별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영화는 원리상 동일성이 보증된 반복 매체다. 극장과 OTT를 통한 감상은 분명히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은 두 가지 체험을 모두 "영화를 봤다"는 동일 언어로 표현한다.


직선적이고 일회적인 수동 관람보다 비선형적이고 반복적인 능동 관람을 선호하는 이도 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으며 영화에 대한 다른 해석과 의미를 주는 계기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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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은 태생적으로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없다. 그렇다고 행복했던 과거가 돌아오기만 고대한다면 경제 변화의 과도기에 사멸될 게 뻔하다. 같은 영화라도 다른 체험이 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관람 환경에서 질적 차이를 높이고 관람객을 우대하며 영화 유통의 매개 공간 이상으로 발전해야 한다. 집 나간 블록버스터가 돌아오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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