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손가락 하트' 김종인…호남 민심 얻을 수 있을까
광주서 무릎 꿇었던 김종인…두 달여만에 또다시 광주行
재보궐선거·2022 대선 위한 호남 민심 얻기용 행보
전문가 "진정성 있다면 효과 있을 수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앞줄 가운데)과 호남동행 의원들이 3일 오전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광주 기초단체장과 정책협의회를 하기 앞서 기념촬영을 위해 '손가락 하트'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김슬기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광역시를 찾아 내년 4월에 있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염두한 호남 민심 얻기에 나서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지지 기반인 TK(대구·경북) 민심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호남에 집중하는 만큼 소위 '집토끼' 지지층이 분열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3일 김 위원장은 광주 서구 학생독립운동기념탑 앞에서 열린 제91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지난 8월19일 광주 5·18 묘역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죄한 지 두 달여만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정세균 국무총리, 이용섭 광주시장 등과 만나 악수를 한 뒤 식순에 따라 애국가를 부르고 만세삼창을 외쳤다.
김 위원장은 같은 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정책협의회에도 참석해 김종효 광주 부시장 등과 기념촬영을 하며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호남 러브콜'은 호남 지역의 민심을 돌봐야 내년 치러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길게는 2022년 대선에서 승기(勝機)를 잡을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위원장은 호남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호남 지역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남은 조선 시대까지 전국 세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글로벌 첨단도시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경제·사회·문화적 전통이 깃든 호남지역"이라며 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이어 "오늘 함께한 호남동행 의원들께서 광주를 제2의 고향이라 생각하고 예산 지원과 정책 개발, 지역발전에 많은 노력을 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거듭 호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가 국민의힘의 오랜 지지 기반인 TK 민심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국 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 1,1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TK 지지율은 34%로 집계됐지만 국민의힘은 30%에 그쳤다.
95% 신뢰수준·표본오차 ±3.1%p.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보수진영의 '텃밭'인 TK의 지지율이 민주당에 밀리자 진영 안팎에서 김 위원장의 행보에 불만을 토로하는 모양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 출신 김종인을 모셔다가 민주당 2중대 노릇을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무너지는데 체제수호 투쟁은 극우로 몰아버리니 낙동강 전선을 사수했던 대구·경북 정서와 맞지 않는다. 대책은 김종인을 내보내는 것밖에 없지 않나"고 비난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호남에 가서 벼락치기 공을 들인다고 서울 호남분들이 보궐선거 때 우리 당으로 즉시 돌아오겠나"라며 "우리 당 최대 지지 지역인 TK(대구·경북)에서 민주당 34%, 우리 당 30%로 역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보궐 선거도 없는 호남에 가서 표 구걸이나 한가하게 하고 있으니 참으로 보궐 선거를 앞두고 하는 모습들이 가관"이라고 날 세워 비판했다.
TK 지지층 이탈 우려에 국민의힘은 다시금 지지율 관리에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대구와 경북은 대한민국 보수를 지탱해온 큰 기둥 역할을 해온 곳으로 우리 사회와 나라에 대한 주인의식이 남다른 지역"이라며 "국민의힘의 든든한 힘이 되는 대구·경북에 이제는 국민의힘이 든든한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가 진정성이 보인다면 효과를 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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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김 위원장의 호남 행보 효과는 얼마나 진정성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다. 김 위원장은 '호남 민심을 되찾아오지 않으면 집권이 힘들다'고 보고 이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국민의힘의 '호남 대통령 카드'인 셈이다"라며 "내년 재보궐선거는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해졌다. 따라서 호남 민심을 얻으면 호남 출신이 많은 수도권·충청권 지역의 민심까지 함께 얻을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분석이 반영된 행보다"라고 분석했다.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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