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더 버텨요" 정부 지원 사각지대, 비정규직 직장인 '눈물'
직장인 80.8% "실업급여 받은 경험 없다"
시민단체 "재난상황서 고용보험 가입 여부 따질 이유 없어"
전문가 "실업급여 중심으로 고용보험 제도 개편해야"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 최근 직장에서 해고 된 신 씨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아 실업급여 수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몇 달째 무급휴직을 이어오다가 결국 해고처리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이지만 자격이 되지 않아 지원도 못 받고 있다"면서 "재취업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무급휴가, 근로시간 단축, 해고·계약해지 등 피해를 입은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조세와 고용보험의 소득정보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가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전문가는 기존 고용보험 제도 자체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업급여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직장인들의 호소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연말까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전담하는 '조세-고용보험 소득정보 연계 추진 TF'는 지난 19일 출범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신속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논의가 길어지는 만큼, 생활고 호소 등 코로나19 상황에서 그 피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관련 관계부처 회의에서 "고용보험 적용 대상자의 소득정보를 적절히 파악하여 고용보험 가입 누락을 방지하는 노력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TF에서는 고용보험 적용 대상 확대와 연계하여 소득정보 파악체계를 정비하고 조세와 고용보험 간 소득정보를 원활히 연계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향후 확대되는 고용보험 적용 대상자에 대한 소득정보 파악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올해 중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에 반영하여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보완할 노동자 근로실태 점검 등 특별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는 특별고용 노동자 등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정부는 특수형태 고용직 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새 형태의 노동자들을 긴급고용지원대상으로 포함하기 시작했고, 고용보험 적용 확대 등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사각지대를 확실히 줄여나가기 위해 열악한 노동자들의 근로실태 점검과 근로 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고용보험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업급여, 고용유지지원금 등의 지원은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는 데다, 수급 조건을 맞추지 못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고용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재난 실업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0일 '조세-고용보험 소득정보 연계 추진TF'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5개월이 지나도록 '연말까지 로드맵을 만들겠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며 "코로나19라는 재난의 시대에 고용보험 가입 여부를 따질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줄어든 모든 취업자들의 소득을 보전해야 한다. 특수고용노동자와 4인 이하 사업장 미가입자, 영세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밖 취업자에게 '재난 실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불법적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나, 가입했어도 실업급여 수급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직장인 등이 배제되는 일이 없도록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한 조사에서는 실직을 경험한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를 조사한 결과, 정규직 응답자 4.3%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실직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직 응답자의 경우 31.3%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0.8%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보험 미가입'(54.1%), '고용보험에 가입했으나 실업급여 수급자격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26.2%), '자격 기준을 충족했지만 자발적 실업으로 분류'(9.8%) 등을 꼽았다.
전문가는 고용보험 제도 개편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업급여를 중심으로 (고용보험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직업능력개발과 고용안정사업은 당연히 정부의 역할이다. 사회 안전망에 충실해야지 고용보험에 다른 것들을 붙이는 것은 곤란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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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정부가 전 국민 고용보험을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기존의 고용보험기금이 고갈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고용보험에 비정규직이나 특고노동자가 같이 가는 것은 반대한다"면서 "조세와 고용의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 그 이상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그래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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