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으로 경제3법에 맞서는 野…“근로시간·임금체계 유연화”
野, 기업별 노조체제→산별 노조체제로
與, 경제3법과 연계 차단에 주력
민주노총·한국노총 강하게 '반발'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국민의힘이 정부ㆍ여당이 추진하는 '경제 3법(상법ㆍ공정거래법ㆍ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맞서 노동관계법 개정을 들고나오면서 역공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꺼내든 노동개혁의 핵심은 근로시간ㆍ임금체계 유연화와 산별 노동조합 체제로의 전환 등이다.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노동관계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문제 인식이다. 또한 경제 3법에 대한 보수진영과 재계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정치적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관계법 개정 태스크포스(TF)를 맡게 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노동관계법들이 산업화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도 제조업과 관련해 만들어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 근로시간의 유연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며 "플랫폼 노동자가 많이 있는데 현행법 안으로 들어오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을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중심의 기업별 노조체제를 산별 노조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 의원은 스웨덴의 사례를 언급하며 "기업별 노조체제 속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갭이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위원장과 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업 노조들이 정규직을 중심으로 사측과 협상을 벌이고, 비정규직은 배제하면서 노노(勞勞) 간의 격차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노사관계 개혁은 김 위원장의 오랜 소신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를 통해 1981년 전두환 정권에서 노동관계법 개정을 건의했을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염두에 두었던 것은 산업별, 직능별 노조를 기본 골격으로 하면서 기업에는 노동조합이나 외부 노조의 지부가 존재하지 않고 대신 기업가ㆍ화이트칼라ㆍ블루칼라 3자가 모두 참여하는 노사협의체를 만들어 기업 내부의 일을 결정하는 그런 방식이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노동개혁 제안 이후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TF 구성에 착수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TF는 당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재계, 노동계 인사 등을 포함해 구성할 예정이다. TF는 이번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본격적 활동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동개혁과 경제 3법의 연계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자칫하면 노동개혁 이슈로 경제 3법 입법이 꼬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서둘러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 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서 "야당이 거론하는 노동법 개정은 부적절하다. 수많은 노동자가 생존의 벼랑에 내몰리고 있고, 노동의 안정성이 몹시 취약하다는 사실도 아프게 드러나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해고를 쉽게 하고 임금을 유연하게 하자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너무나 가혹한 메시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자기들 편한 것만 하려고 한다"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노동법 없이는 경제 3법도 처리할 수 없다는 의미냐'라는 질문에는 "기업환경을 바로잡는 것은 경영자 측에 있든 노동자 측에 있든 국제적 기준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돼야 한다"며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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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전날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허한 말 잔치로 시대의 요구인 재벌 개혁의 흐름을 물타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 김 위원장의 유아적 생각에 헛웃음만 나온다"고 비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지난 5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쉬운 해고와 임금 삭감을 개혁이라고 부르던 '도로 박근혜 정당'에 다름없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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