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발생한 일명 '경의선 숲길 고양이 살해' 사건 범인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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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해마다 동물학대 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동물학대사범 수사매뉴얼'이 일선에서 활용하기에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찰의 매뉴얼이 학대 동물 조기 발견 및 단계별 대처 방안보다는 단순한 법령 나열 및 원론적인 수사 유의사항만 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69건에 그쳤던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지난해 914건으로 10년 새 10배 이상 폭증했다. 경찰에 입건돼 검찰에 송치된 인원은 같은 기간 78명에서 973명으로 1147% 증가했다.

그러나 10년 동안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송치된 3360명 중 구속 인원은 4명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에 수사기관인 경찰이 동물학대 문제에 전문성을 갖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경찰청이 2016년 10월 일선 경찰서에 배포한 동물학대 수사매뉴얼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매뉴얼은 5개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동물학대 조기 대응을 위해 담고 있어야 할 다양한 학대 사례, 수사 시 단계별 대처 방안 등은 부족하고, 1~4장까지 단순 현황 및 법조항 나열 위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내용이 담겨야 할 5장 '수사 시 유의사항'도 수사경찰의 자세, 피해동물의 안전 최우선 원칙, 관련 법령 숙지, 학대 증거 수집 등 원론적 내용에 그쳤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경찰의 매뉴얼은 해외 동물학대 수사 매뉴얼은 물론 민간단체 대응 매뉴얼보다 부실하다고 덧붙였다. 총 50페이지의 미국 뉴햄프셔주의 매뉴얼의 경우, 수사기관이 법집행 과정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을 구체적 예시와 함께 들고 있고 동물학대 유형 및 징후와 유형별 조사 권장 사항을 적시했다.


또 국내 동물권단체인 동물자유연대가 올해 6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제작한 매뉴얼에서는 동물학대의 유형을 나눠 학대 행위 예시와 실제 사건사례 및 특징을 설명하고, 학대 여부 판단을 돕는 체크리스트·피학대 동물 격리조치 등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의원은 "2016년 수사매뉴얼이 만들어진 이후 동물보호법이 다섯 차례나 개정됐지만 매뉴얼은 한 번도 정비되지 않았다"며 "동물은 스스로 학대 상황을 증언할 수 없으니 초기대응에서 정황 증거와 증언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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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반려동물 인구 증가의 반대급부로 학대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동물학대에 대한 경찰의 전문성 있는 수사가 필요한 때"라며 "수사매뉴얼을 전면 개정하고, 경찰 직장교육에도 포함시켜 의무적으로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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