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주간 2단계로 완화
산발적 집단감염 여전…'깜깜이' 환자 비율도 23.9%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강화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하향 조정된다. 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강화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하향 조정된다. 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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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14일부터 2단계로 하향한 가운데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3일 이후 계속해서 100명대를 유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조치를 완화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일명 '깜깜이 환자'가 여전히 20%를 넘고 있는 데다 지역 사회 곳곳에서 산발적인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국민들께서 생업과 일상을 잠시 멈추고 거리 두기에 힘써 주신 덕분"이라며 "수도권의 거리 두기를 27일까지 2단계로 완화하고 위험시설의 방역을 강화하는 정밀한 방역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강화된 거리두기가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층의 생업을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실내 이용이 전면 금지됐던 프랜차이즈형 카페·빵집은 당장 14일부터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실내 50인, 야외 100명 이상의 집합, 모임, 행사 등은 계속해서 금지된다. 클럽과 룸살롱, 노래연습장, 뷔페 등 고위험시설 11종에 대한 집합금지조치는 유지된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지난 1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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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 같은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명 미만으로 내려오지 않는 데다 지역사회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섣불리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했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추석을 앞두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한다고 해서 놀랐다"면서 "이렇게 애매하게 질질 끄는 것보다는 단기간에 강력한 조치를 하는 게 낫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 지치는 건 시민들이다. 이미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인식이 안일해졌다"며 "이 와중에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해서 걱정이다. 방역적인 측면만을 고려했을 때는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유지하거나 3단계로 격상하는 게 답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기존 집단감염이 발생한 장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진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3일 낮 12시 기준으로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와 관련해 1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57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과 관련해서는 6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29명, 수도권 산악카페 모임 관련해서는 3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가 38명이 되는 등 수도권 내에서의 집단감염 여파는 계속되는 중이다.


또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깜깜이 환자들도 문제다. 깜깜이 환자의 경우 최초 감염경로를 잡기가 어려워 접촉자 파악이 쉽지 않기 때문에 n차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깜깜이 환자 비율은 최근 2주간 23.9%(2천477명중 593명)로 집계됐다. 당초 방역당국은 깜깜이 환자 비율을 5% 미만으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나, 현재 깜깜이 환자 비율은 방역당국의 목표치를 4배 이상 초과한 상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강화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하향 조정된다. 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강화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하향 조정된다. 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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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일부 시민들은 다가오는 추석 연휴에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와중에 지역 간 이동이나 제사, 가족 모임 등을 하면서 방역 지침이 지켜지지 않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27)씨는 "차라리 추석 연휴가 끝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것은 어땠을까 싶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금 완화하면 일부 시민들은 분명 '조금은 안심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할 거다. 이런 안일한 생각이 다수를 힘들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명절 기간 확실한 지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면서 "추석 때 정부가 나서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다시 확진자가 배로 늘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전문가들 또한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두고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1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라디오에 출연해 "(2.5단계를) 일단 계속해야 되지 않을까"라며 강화된 거리 두기 조치의 연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확진자 숫자가 많은 것도 문제지만,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20%를 넘고 있다"면서 "지역사회 내에 우리가 알지 못하고 있는 감염자들이 꽤 많을 거라고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병원이나 직장 등 일상생활과 연관돼있는 중요한 곳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서 조금 더 발병의 수준 정도를 낮추어야 안정적인 상황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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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 효과가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거리두기 단계를 변화시켰을 때 그 효과를 보려면 보통은 2, 3주를 봐야 하는데 아직 2주도 채 안 됐다"고 지적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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