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부터 홍준표까지 與 대선주자 '정치문법', 대통령과의 차별화
이재명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메시지, 文대통령과 차별화 신호탄?…논란 확산에 與 촉각, 말 아끼는 靑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강나훔 기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 이재명 경기지사(사진)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정가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역대 대선의 '정치 문법'과 무관하지 않다.
1992년 김영삼(YS) 민주자유당 대선후보부터 2017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에 이르기까지 여당의 역대 유력 대선주자들은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을 선거전에 활용했다. 2002년 노무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여당 후보들이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를 토대로 자신의 지지 기반을 확장했다. 이는 대선의 메커니즘과 관련이 있다.
유권자는 기존 정부와는 '다른 색깔'의 정치 지도자를 갈망하는 게 일반적이다. 정책과 정치 스타일 측면에서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이지 않을 경우 확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차별화 전략이 여당 분란의 불씨가 된다는 점이다. 1997년 대선에서는 YS 인형 화형식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통령과 여당 후보(이회창)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은 바 있다.
이 지사가 문재인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정책과 관련해 '배신감'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에 정치권이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선을 1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차별화 전략에 나선 것이라면 여권의 정치 지형도는 물론이고 청와대의 국정밑그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일단 이 지사는 논란에 대한 진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추가로 올린 글에서 "저 역시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여당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메시지는 '충심이었다'고 주장하며 정치 갈라치기에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의 움직임을 선명성 경쟁의 일환으로 바라보고 있다. 진보적 가치를 내세우는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란 의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재난지원금과 관련한 (이 지사) 일련의 발언들을 보면 보편적 복지를 원하는 상당수 민주당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청와대는 말을 아끼고 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자체가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바탕에 깔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의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제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관련해 설명할 예정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여당에서는 논란 확산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서로 주장하는 바가 다를 수는 있지만 이 길이 아니면 다른 길은 잘못된 길이다, 절대 이런 논쟁으로 빠지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