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펀드의 저주' 이번엔 벗어날까
용두사미 '녹색·통일펀드'
'1년 수익률 56%' 필승코리아펀드도 장담 못해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문재인 정부가 3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펀드'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내놓은 '필승코리아펀드'에 이은 두 번째 정책 펀드다. 민간 관심을 유도하고 자금을 조달해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관제펀드'다. 이전 정부에서도 관제펀드를 내놓았으나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조성한 펀드가 아니다 보니 수익률은 천차만별인 상황이다. 국가적인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라고 무조건 수익을 담보하지는 못한 셈이다. 정권 교체 후에는 수익률이 급락하는 것도 문제다.
3일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필승코리아 증권투자신탁[주식]'의 최근 일주일간의 수익률은 3.1%로 최근 1개월 수익률 1.7%를 웃돌고 있다. 필승코리아펀드는 수출 규제 타격을 받은 국내 소재ㆍ부품ㆍ장비 분야 등 국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여서 '소ㆍ부ㆍ장 펀드'로도 불렸다. 일본의 소재ㆍ부품ㆍ장비에 대한 무역 보복을 계기로 지난해 8월14일 설정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입하며 주목을 받았다. 설정된 이후 1년 수익률은 56.1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2.11%)의 2.5배에 달한다. 수익률이 출시일 대비 -1.15%를 기록하던 시점에 5000만원을 투자한 문 대통령의 수익금은 30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관제펀드라고 모두 이 같은 수익을 본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와 박근혜 정부의 통일펀드가 대표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했다. 다음 해 2월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2012년까지 42개 관련 펀드 상품이 쏟아졌다. 2009년 관련 펀드는 평균 58%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 후 2014년께부터 수익률 부진으로 대부분의 자금이 이탈했다. 한때 3000억원에 달하던 설정액은 2020년 8월 기준 1917억원으로 줄었다. 50개 이상이던 펀드 수도 17개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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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에서 주도한 '통일펀드'도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최근 1년간 수익률이 고꾸라졌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 발언을 한 이후 자산운용사에서 출시한 통일펀드는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수익률이 급락했다. 실제 통일펀드의 대표 주자였던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펀드'의 경우 2014년 500억원에 육박했지만 현재 절반 수준인 240억원이다. 통일펀드 9개의 최근 3년 평균수익률은 -4.34%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필승코리아 등 관제펀드는 수익률이 양호하다. 하지만 아직 1년밖에 안돼 평가가 이르다. 펀드업계 관계자는 "뉴딜펀드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과거 관제펀드와의 차별화가 관건"이라며 "정권이 바뀌어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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