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 불복한 檢… '검언유착' 수사도 무시하나
이재용 부회장 기소하면서 두 번째 '불복' 부담 덜고 명분 얻어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검찰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권고를 무시한 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전격 기소함에 따라, 앞으로 심의위 권고가 검찰 사법처리에 작용하는 영향력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 당장 검찰은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대한 결론도 내려야 하는데, 이미 '무시 사례'가 발생한 만큼 두 번째 무시에 대한 부담도 약해진 상황이다. 심의위는 검언유착 의혹 연루자인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서도 '불구속 및 수사중단'을 권고한 바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3일자로 전면 개편되는 지휘라인에 맞춰 이 사건에 대한 인수인계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심의위는 지난 7월24일 이 사건 수사에 대해 10명의 위원이 수사중단 의견을, 11명의 위원이 불기소 의견을 냈다. 검찰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즉각 반발했고 불과 5일만에 한 검사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검찰이 전날 이 부회장을 기소하면서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이어갈 명분도 마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핵심 피의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를 구속기소하면서 한 검사장의 공모 혐의는 공소장에 넣지 않았지만 수사팀은 "추가 수사를 통해 한 검사장의 본건 범행 공모 여부 등을 명확히 규명한 후 사건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수사팀의 지휘라인이 바뀌는 점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석이던 1차장을 맡게 되는 김욱준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최측근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경우 검찰과 심의위 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 여론은 거세질 전망이다. 심의위는 검찰의 독단을 견제하고자 만든 제도로, 그 권고를 검찰이 반드시 따를 의무는 없다. 하지만 검찰이 '제 입맛에 맞는 심의 의견'만 따를 경우 심의위 제도 자체가 무의미하며 이는 곧바로 '존폐'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판단이다. 더욱이 2018년 출범 후 올 2월까지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서지현 검사 인사보복 의혹', '제천 화재 사건' 등 8건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검찰은 심의위 권고 취지대로 모두 처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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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관계자는 "심의위는 정치적 입김이나 상황적 고려로 기소하는 것을 차단하고자 검찰이 개혁 의지 차원에서 스스로 내놓은 제도"라며 "하지만 검찰이 취지와 다른 행보를 계속 보일 경우 국민들의 신뢰는 물론 앞으로 심의위를 신청할 사람들에 대한 신뢰까지도 잃어버리게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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