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여행객,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채 '인증샷' 찍기도
전문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키는 시민들, 상대적 박탈감 느낄 수도"

인스타그램 검색창에 '#이시국에'를 검색하면 3만2천여개의 게시물이, '#이시국에죄송합니다'를 검색하면 1천여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검색창에 '#이시국에'를 검색하면 3만2천여개의 게시물이, '#이시국에죄송합니다'를 검색하면 1천여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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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이 시국에 여행 가서 죄송합니다", "그래도 마스크는 착용했어요."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강화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거리두기를 무시하는 행위인 이른바 '외출 인증샷'을 올려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여행지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는가 하면, 여럿이 모여 식사하는 등 방역 수칙을 어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는 일반 시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30일 0시부터 다음 달 6일 자정까지 8일 동안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수도권에 강화된 거리두기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도권의 식당·주점·호프집·치킨집·분식점·패스트푸드점·빵집 등은 밤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까지 매장 내에서의 음료와 음식 섭취가 금지됐고, 프랜차이즈형 커피·음료전문점은 시간과 관계없이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게 됐다.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음에도 SNS 등에서는 여전히 야외 활동을 즐긴 사람들의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행지 등을 놀러 가 막바지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는 '#이시국에', '#이시국에죄송합니다', '#이시국여행'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있는 사진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은 코로나19가 위급한 상황임을 알면서도 스스로 외출했음을 알리는 셈이다.


한 누리꾼은 바닷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그래도 마스크 착용해서 괜찮겠지"라는 글과 함께 '이시국에죄송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들은 일부 누리꾼들의 '외출 인증샷'을 비난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커지면서 다수의 시민이 여행을 자제하는 등 야외활동을 삼가는 분위기인데, 외출을 자랑하는 사진을 게재하는 것은 이기적이라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솔직히 이 시국에 여행 가는 사람들은 욕먹어도 할 말 없는 거다. 의료진들은 방호복 속에 땀이 물처럼 차고, 온갖 업계들은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데 기어코 놀러 가서 인증샷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은 어디서 나온거냐"면서 "어쩔 수 없는 일로 먼 거리를 다녀오는 건 이해하지만, 말 그대로 놀러 다니는 사람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해당 트윗은 31일 오전 9시45분 기준 5580여 회 이상 리트윗됐다.


30일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부산지역 해수욕장은 지난 21일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조기 폐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0일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부산지역 해수욕장은 지난 21일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조기 폐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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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시민 의식이 무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수도권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300명 안팎으로 계속 나오고 있다. 이 상황에서 여행을 가는 것은 이기적인 처사 아니냐"라며 "다들 외출하고 싶어도 모두를 위해 꾹 참고 있는데, 이 와중에 SNS에 여행 간 사진을 꼭 자랑해야 하나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코로나를 안일하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면서 "'나는 안 걸리겠지'라는 생각으로 외출을 강행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 글도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에 올라온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실시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청원은 31일 오전 10시 기준 298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부디 강경하게 2주 만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진행하고 외국인 출입도 막아달라"면서 "마스크 쓰지 않고 모임을 진행한 종교단체도 잘못이 크다. 그러나 정부 또한 긴장 늦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을 생각하는 정부라면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일에 강경히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경제도 산다"면서 정부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실시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실시 부탁드립니다'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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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일부 여행객이 올리는 '외출 인증샷'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다수의 시민이 상대적 박탈감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에 '외출 인증샷'을 올리는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본인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과시욕구'에서 이런 게시물을 올리는 것"이라면서 "또 일부 시민들 중에선 '외출 인증샷'을 올리는 이들을 따라, 외출을 강행해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게시물이 계속해서 올라올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 있다. 나아가 상황에 대한 억울함까지 느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위를 2.5단계 수준으로 올리는 것과 관련해 '확산세를 잠재울 마지막 방어선'이라고 규정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9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집단감염이 교회, 방문판매,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직장과 소모임 등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지난 14일 이후 수도권 누적 환자가 3500명을 넘어섰다"면서 "지금은 수도권 주민들의 이동을 최소화해 감염의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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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금 우리는 수도권에서의 확산을 잠재울 수 있는 마지막 방어선에 서 있다"면서 "이번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우리 손에 남는 것은 3단계 격상이라는 '극약처방'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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