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황교안' 주가 높였던 바로 그날…전광훈과의 만남, 미래통합당 근심의 불씨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9년 11월20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설치법안 등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단식을 결정했다./윤동주 기자 doso7@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9년 11월20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공수처 설치법안 등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단식을 결정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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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를 각오하겠다.” ‘정치인 황교안’은 지난해 11월20일 청와대 앞 광장에서 결기 어린 외침을 전했다. 당시 제1야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죽음을 각오한 단식을 선언하자 정국은 요동쳤다.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야당 지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제21대 총선을 5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다.


야당 지도자가 죽음을 각오한 투쟁에 나선다면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올 수 있고 청와대와 여당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 황교안에게 ‘그날’은 정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황교안 대표는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저는 이 순간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언론은 황교안 대표를 집중 조명했고, 여의도 정가는 그의 언행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광훈 목사가 2019년 11월2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인근에서 8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기 위해 천막으로 들어서며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전광훈 목사가 2019년 11월2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인근에서 8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기 위해 천막으로 들어서며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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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가 죽음을 각오한 단식 선언을 한 뒤 만난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었다. 청와대 앞 단식 선언 이후 처음으로 오른 ‘연단’ 역시 자유한국당이 마련한 공간이 아니었다.


황교안 대표는 청와대 앞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집회에 들렀다가 전광훈 목사와 함께 연단에 올랐다. 극우적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전광훈 목사는 이 자리에서도 문제의 발언을 이어갔다.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건국과 관련한 인식을 지적하며 “만약에 다른 나라 미국이나 일본이나 이런 발언하면 바로 국민들 중에서 총격을 가해서 죽인다니까”라며 “다른 나라 같으면 저런 대통령 살려두겠어요, 건국을 부정하는 인간을”이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가 이런 얘기를 할 때 곁에는 황교안 대표가 서 있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황교안 대표와 함께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함께 연단에 올라 전광훈 목사의 이러한 연설을 경청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6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6월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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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는 당시 전광훈 목사와의 만남이 어떤 후폭풍으로 이어질지 인지하고 있었을까. 선거는 진보와 보수 극단에 있는 이들이 아닌 중원에 넓게 포진돼 있는 이들을 견인하는 싸움이다.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결국 선거 승리를 이끌 수 있다는 얘기다.


황교안 대표가 전광훈 목사와 만난 행위, 연단 위에서 전해졌던 얘기들은 결과적으로 본인은 물론 제1야당에 부담을 안겨줬다.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변경하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쏟았지만 ‘극우 이미지’는 부담 요인으로 다가왔다. 진보나 중도층은 물론이고 품격 있는 보수를 희망하는 지지층에게도 실망을 전했다.


미래통합당은 재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에 다시 ‘전광훈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전광훈 목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데 불똥이 미래통합당 쪽으로 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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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과 전광훈 목사 쪽과의 관계가 재조명되자 여론에 악재로 다가왔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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