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국회 건물 일부 폐쇄
향후 국회 일정 차질 우려…'비대면 표결' 전환 목소리 커져
영국·EU 등 유럽선 화상 회의·원격 표결 선제적 도입
국내선 국회법 일부 조항 개정 필요

26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했던 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27일부터 국회 일부 건물을 폐쇄한다. / 사진=연합뉴스

26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취재했던 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27일부터 국회 일부 건물을 폐쇄한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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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의원들이 자가격리 조치되고 국회 본관이 폐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국회 일정 일부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에서 국회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표결을 진행할 수 있는 이른바 '원격국회'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한 사진기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당 지도부가 자가격리 조처에 들어갔다.


당시 회의에는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박광온·남인순·이형석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와 취재진을 포함해 50여명이 참석한 바 있다.

기자의 확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장 민주당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먼저 최고위에 참석했던 의원들을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오늘(27일)부터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는다.


국회는 즉각 폐쇄 조처에 들어갔다. 국회사무처는 국회의사당 본청, 소통관, 의원회관 등을 하루 동안 폐쇄하고 소독 조치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국회 본관이 폐쇄되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지난 2월 의원회관 행사 참석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본관을 포함한 주요 건물이 폐쇄된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향후 국회 일정이 차질을 빚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본관이 폐쇄되면서 27일 예정됐던 외교통일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 등 9개 상임위원회 회의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사실상 입법부가 일시적으로 멈춘 셈이다. 각 상임위 행정실은 회의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코로나19 재확산 국면 동안 한시적으로 '원격국회'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격국회는 '줌(Zoom)' 등 화상 회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회의·표결 등 국회 업무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원격국회를 도입하면 의원들이 자가격리 되거나 국회 건물이 폐쇄되더라도 온라인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지난 4월 웬디 체임벌린 영국 자유민주당 하원의원이 자택에서 원격으로 의회 업무에 참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웬디 체임벌린 영국 자유민주당 하원의원이 자택에서 원격으로 의회 업무에 참가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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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지난 2분기(4~6월) 동안 봉쇄 조치를 시행했던 유럽 국가들의 경우 원격국회가 선제적으로 도입된 바 있다.


영국 의회는 지난 4월16일 입법기관인 하원에 줌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를 전면적으로 설치, 의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토론을 할 수 있는 이른바 '가상 의회(virtual parliament)'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가상 의회는 50여명의 핵심 의원만 의회 본회의장에 직접 참석해 회의를 진행하고, 나머지 의원들은 자택에서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월에는 하원위원회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영국 역사 최초로 원격 전자 표결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 독일, 스페인 국회, 유럽연합의 선출 입법부 격인 유럽의회도 원격표결을 실시했다. 미국 하원의 경우 원격투표 개정안은 부결됐지만, 하원 의원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자택에 격리될 경우 한시적으로 대리투표를 허용하는 지침이 마련됐다.


고영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아동학대 제도개선 토론회를 국회 최초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고영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아동학대 제도개선 토론회를 국회 최초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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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원격 출석으로 안건을 처리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국회법 110·111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표결할 안건의 제목과 표결 결과를 의장석에서 선포해야 하며, 의원은 회의장에 있지 않으면 표결에 참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항들은 과거 기습적으로 회의장을 옮기거나 봉쇄해 법안을 처리하던 이른바 '날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감염병 사태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회의장 허락을 받아 의원의 원격 출석과 표결 참여가 가능하도록 국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9일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이 비대면 방식으로도 표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이른바 '비대면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의원이 국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경우, 국회의장의 허락을 받으면 원격으로 본회의장에 출석해 표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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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의원은 "그동안 국회의원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돼 국회가 멈추는 상황이 몇 차례 발생했었지만 그 동안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감염병 위기 등 국가 긴급 상황에서 민생을 위한 중요 법안이나 예산이 처리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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