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의료계 2차 총파업이 강행된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임의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의협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의 정책에 반대하며 오는 28일까지 사흘간 집단휴진에 들어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의료계 2차 총파업이 강행된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전임의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의협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의 정책에 반대하며 오는 28일까지 사흘간 집단휴진에 들어갔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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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의료계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정부의 4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사흘간 제 2차 집단휴진(파업)에 돌입한 첫날인 26일. 정부와 의료계 양측은 강대강 양상으로 충돌했다. 최근 물밑협상을 진행하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하던 분위기와 달리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으며 입장 차가 더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무기한 집단휴진에 나선수도권 전공의와 전임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업무개시 명령을 '악법'으로 규정하면서 무기한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의사협회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긴급 정부대응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의사협회의 집단휴진과 관련해 긴급 정부대응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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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행동 엄정 대응 vs 단체행동권 부정 '악법'"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부는 오늘 오전 8시를 기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 전임의를 대상으로 즉시 환자 진료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 95곳에 소속된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 전임의들이 대상이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면허정지 처분이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의료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처분을 받으면 의료인 결격 사유로 인정돼 면허까지 취소될 수 있는 강경한 조처다. 이는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시·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해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한 의료법 제 59조에 따른 것이다.

박 장관은 "정부는 집단행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며 "코로나19의 위기 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한 모든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엄격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과 더불어 집단휴진을 추진한 의사협회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신고와 의료법에 근거한 행정처분도 실시하기로 했다. 의대생 국가시험 거부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본인 여부와 취소 의사 재확인을 거쳐 응시 취소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자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유튜브로 진행한 의협 궐기대회를 통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의사들의 단체행동권을 부정하는 악법"이라며 "위헌적인 이 법은 소송을 통해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후배 의사 단 한 명에게라도 행정처분이나 형사고발 등 무리한 행정조처가 가해진다면 전 회원 무기한 총파업으로 강력히 저항하겠다"며 "업무 개시 명령이나 공정위 고발 등 조치에 대한 의협 법조팀 차원의 법적자문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사들의 요구사항을 사회에 관철할 방법이 많지 않아 진료에서 손을 떼는 최종적인 수단을 선택했다"며 "그렇지만 코로나19로 상심했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전했다.


전공의 총파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스튜디오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파업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공의 총파업이 시작된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스튜디오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파업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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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가 합의안 거부 vs 합의 아닌 제시안일뿐" 설전도

정부와 의협은 쟁점 정책 추진과 집단휴진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거론하면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의협과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정책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마련했으나 막판 전공의들의 반대에 부딪혀 단체행동을 막지 못했다고 발표했고, 의협 측은 합의를 이룬 적이 없다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복지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4일 국무총리-의협 간담회 이후 진행된 복지부장관과 의협간 협의 내용 등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양측은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대화에서 ▲보건복지부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신설 추진을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한다. 협의 기간 중에는 의대 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는 대한의사협회가 문제를 제기하는 4대 정책의 발전적 방안에 대해 협의체에서 논의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한 정부 입장은 기존 '정책 유보'에서 '정책 중단'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러나 전공의협의회가 이를 거부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는 대학병원 등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고자 수련 과정을 거치는 의사로,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불린다. 젊은 의사들이 주축인 전공의협회의는 전날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합의문에 담긴 내용이 의대정원 확대를 사실상 보류만 하고 추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판단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대한의사협회와 합의를 이뤄 쟁점 정책 추진과 집단휴진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의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동의한 적도 있었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의 투쟁 결정에 따라 입장을 번복한 점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는 정부의 중재안을 모두 거부하고 정책을 철회하거나 원점 재검토하고 의사단체의 동의를 받아 추진해야 한다는 요구만을 고집했다"며 "결국 합의된 내용을 번복하는 등 진정성과 책임성 있는 협의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집단행동을 고수하는 결과로 귀결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 회장은 "합의문은 정부가 제시한 안일뿐이고 최종 합의된 안이 아니라 의협 내부에서 이를 토대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며 "안을 마련하고 서로 검토하고 수정해서 합의하는 것이 정상적인 협상의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협의 잠정 합의안이 전공의협의회 대의원총회에서 부결돼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아직 수용할만한 안이 아니라는 회원들 의견이 많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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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은 이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도 파업을 유지하기로 하는 등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또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오전 10시부터 12시간 동안 외부와 연락을 두절하는 제 4차 단체행동 '블랙아웃' 행사도 병행하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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