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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일본과 협의의 문 활짝…'인권존중' 공동 노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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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0.8.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0.8.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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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을 맞은 15일 일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며 "3권 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원칙을 지켜가기 위해 일본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에서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불법행위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진다"며 기존 입장을 확고히 했다. 다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대 국가'의 싸움이 아니라, 과거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인권을 존중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일본을 향한 설득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을 향해 "이웃나라에게 불행을 줬던 과거를 성찰하라"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를 강조했던 것과는 다소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2005년 일본 징용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던 네 명의 강제징용 피해자 중 세 명은 이미 고인이 됐다. 문 대통령은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하셨다"며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독립유공자 고 최사진 씨의 배우자 박명순 씨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후 인사하고 있다. 2020.8.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독립유공자 고 최사진 씨의 배우자 박명순 씨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후 인사하고 있다. 2020.8.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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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민족 단결'을 호소했던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을 언급하며 "분단으로 인한 미완의 광복을 '통일 한반도'로 완성하고자 했던 김구 선생의 꿈은 남겨진 모든 이들의 과제"라며 대북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진정한 광복은 평화롭고 안전한 '통일 한반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삶이 보장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고 남과 북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남과 북의 국민이 안전하게 함께 잘 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축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유례없는 집중호우를 겪으며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했다"며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이라며 "남북 간의 협력이 공고해질수록 남과 북 각각의 안보가 그만큼 공고해지고, 그것은 곧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과 함께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볼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 협력"이라며 "남북이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 진행한 철도 연결은

미래의 남북 협력을 대륙으로 확장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전쟁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며 선열들이 꿈꿨던 진정한 광복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실천하면서 '평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대외 메시지와 더불어 이번 광복절 경축사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개인의 존엄'이다. 이날 행사가 개최된 DDP는 과거 조선시대 훈련도감과 훈련원 터였다가 일제강점기 시절 경성운동장, 해방 후 서울운동장으로 바뀌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손기정 선수가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식민지 조선 '청년 손기정'이 흘린 땀방울이야말로 가장 뜨겁고도 안타까운 땀방울로 기억될 것"이라며 "민족의 자존심을 세운 위대한 승리였지만 승리의 영광을 바칠 나라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독립운동은 나라를 되찾는 동시에 개개인의 존엄을 세우는 과정이었다"며 "국가의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고 인권을 억압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우리는 자유와 평등·존엄과 안전이 국민 개개인의 당연한 권리가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축사에서 '개인'이라는 단어를 15차례 언급한 문 대통령은 "오늘 75주년 광복절을 맞아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보며,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가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올해 광복절을 맞아 총 351명의 독립유공자들이 정부포상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식에서 고(故) 김좌목 등 다섯 명에 건국훈장 및 대통령표창을 직접 수여했다.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의 만세삼창 및 광복절 노래 제창으로 행사는 마무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20.8.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20.8.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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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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