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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창원서 굶주린 채 구조된 독거노인 ‘방치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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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주 6회 점심 도시락 전달했다” vs 봉사단체 “음식 썩어 있고 악취”

단독[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강샤론 기자] 경남 진해에서 실신 상태로 발견된 70대 독거노인 문제를 둘러싸고 창원시와 지역 봉사단체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며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봉사단체는 노인이 발견 당시 오래 굶주린 채 생명이 위협받고 있었다고 지적하는 반면, 창원시는 빠짐 없이 도시락 반찬을 제공하며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진해에 거주하는 70대 독거노인이 일주일 이상 음식을 먹지 못해 실신해 있다 아사 직전에 발견돼 목숨을 건진 사실은 이달 5일 본지 인터넷판에 '고독사 위기 넘긴 70대 “먹을 게 없었다” … 복지사각지대 현장'이란 제목으로 보도됐다.


앞서 창원 진해침례교회 '사랑의 봉사대'는 지난달 30일 “어르신이 의식을 잃고 실신해 쓰러져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 나가 단칸방에 홀로 살고 있던 함모(77) 씨를 발견하고 119구급대에 신고했다. 구급대는 함씨를 즉시 병원으로 옮겼다.


함씨를 치료한 병원 의사는 “당시 (환자의) 혈당은 39로, 하루만 늦었어도 사망했을 것”이라고 함씨의 위중했던 건강 상태를 설명했다.

▲ 의식을 잃고 쓰러져 앙상한 모습으로 발견,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을 구한 함씨.

▲ 의식을 잃고 쓰러져 앙상한 모습으로 발견,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을 구한 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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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씨 사연이 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창원시 관계부서 담당자는 본지에 “복지관에서 주 6회 점심 도시락 반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고 반박하며 항의했다. 함씨는 창원시의 ‘응급 돌봄 서비스’ 대상자다.

담당자는 증거물이라며 함씨의 단칸방에 있는 냉장고 내부 사진을 보내왔다. 사진의 냉장고 안에는 계란과 김치 등 밑반찬이 들어 있었다.


이 같은 창원시의 항의를 전해들은 봉사단체 사회복지사들은 시청 설명과는 다른 현장 상황 전하며 오히려 시청의 돌봄 서비스와 반찬 서비스의 허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사회복지사 이모 씨는 “매일 누구가 방문하고, 먹을 게 있었는데 저렇게 굶을 수 있는가? 당시 집안은 악취가 나서 엉망이고 음식은 썩어 있었다. 시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돌아봤으면 어르신이 저렇게까지 됐겠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관리 잘못을 시인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창원시가 ‘먹을 게 있었다’, ‘감지 센서가 있었다’, ‘상품권을 제공했다’ 등의 변명으로 대충 덮으려 하니 참담하다”고도 말했다.


병원에 도착한 함씨를 처음 진료했던 연세에스병원 김현준 과장은 "(환자의 행색이) 노숙자 같았다.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었고, 방치된 상황으로 보였다"고 당시 사항을 전했다. 그는 “암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의 혈당이 39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몇 시간 내에도 사망할 수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의료진도 “할아버지가 의식을 회복한 뒤 급하게 밥을 찾는 등 음식을 제때 공급받지 못했던 상태로 보였다”고 했다.


한 주민은 “어르신이 그나마 이웃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던 건 천만다행”이라며 “하지만 지역 독거노인들이 이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엔 아직도 사각지대가 많고 책임질 곳은 없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 봉사대가 함 씨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때 주변 상황을 직접 촬영했다.

▲ 봉사대가 함 씨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때 주변 상황을 직접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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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취재본부 강샤론 기자 sharon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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