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슬'부터 '싹쓰리'까지…방송가 부캐 콘셉트 인기↑
다양한 정체성 표현하는 '멀티 페르소나'…시청자 공감 이끌어
전문가 "강요됐던 한 역할서 벗어나 변화 추구…긍정적 측면"

혼성그룹 싹쓰리(SSAK3). 싹쓰리 멤버 '유두래곤' 방송인 유재석(좌), '린다G' 가수 이효리, '비룡' 가수 비(우)/사진=MBC '놀면 뭐하니' 화면 캡처

혼성그룹 싹쓰리(SSAK3). 싹쓰리 멤버 '유두래곤' 방송인 유재석(좌), '린다G' 가수 이효리, '비룡' 가수 비(우)/사진=MBC '놀면 뭐하니'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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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안녕하세요. '싹~ 쓰리'입니다!"


혼성그룹 싹쓰리(SSAK3)를 비롯한 방송인들의 부캐릭터(부캐)가 최근 방송가를 휩쓸고 있다. 부캐란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원래 사용하던 계정·캐릭터 외에 새로 생성한 부계정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에는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하게 사용되면서 '평소 내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 또는 캐릭터로 행동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의미가 확대됐다.

부캐 콘셉트는 본래 개그프로그램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소재였으나, 지난해 방송인 유재석이 지난해 MBC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데뷔한 이후 다시금 주목받으며 새로운 예능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싹쓰리 멤버인 '린다G' 가수 이효리, '유두래곤' 방송인 유재석, '비룡' 가수 비 외에도 '둘째이모 김다비' 방송인 김신영, '조지나' 방송인 박나래 등이 부캐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인 박명수 또한 이달 본격적인 부캐 활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반면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지겹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가지가 인기를 끌면 그와 같은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나 캐릭터가 우후죽순으로 쏟아져나오는 국내 방송 특성상, 복수의 방송에서 비슷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생산하기 때문에 피로감을 준다는 주장이다. 인물을 칭하는 이름만 다를 뿐 기존 출연진 명단과 달라지는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대다수 시청자들은 이같은 부캐 문화가 신선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방송가 부캐 콘셉트가 시청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는 이유는 일상생활의 '멀티 페르소나'와도 맞닿아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5월2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한 '둘째이모 김다비' 방송인 김신영/사진=MBC '쇼! 음악중심' 방송 화면 캡처

지난 5월2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한 '둘째이모 김다비' 방송인 김신영/사진=MBC '쇼! 음악중심'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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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페르소나란 개인이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여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주도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멀티 페르소나를 2020년 소비트렌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여러 개의 SNS 계정을 운영하며 계정 콘셉트에 따라 말투 등을 바꿔 행동하는 것, 직장과 일상생활에서 보여주는 성격이 다른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3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559명을 상대로 조사한 '멀티 페르소나 트렌드 조사' 결과는 이런 경향을 잘 보여준다. 이 조사에서 직장인 77.6%는 "회사에서의 내 모습이 평상시와 다르다. 회사에 맞는 가면을 쓰고 일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그 이유로 '회사에서 요구·기대하는 모습에 맞추기 위해'(41.2%), '개인적이고 일만 하는 조직문화·분위기 때문에'(39.6%), '회사 동료들에게 평소 내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35.9%) 등을 꼽았다.


종합하면 기성 방송인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는 동시에 공감을 끌어내는 셈이다. 그렇지 않은 시청자들에게는 대리만족을 선사한다는 의미도 있다.


MBC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트로트 가수에 도전해 예명 '유산슬'로 활동 중인 방송인 유재석. 사진은 지난해 11월19일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한 유재석의 모습/사진=KBS1 '아침마당' 화면 캡처

MBC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트로트 가수에 도전해 예명 '유산슬'로 활동 중인 방송인 유재석. 사진은 지난해 11월19일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한 유재석의 모습/사진=KBS1 '아침마당'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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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부캐 콘셉트가 기존 방송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관찰 예능, 서바이벌 예능을 제치고 시청자와 공감을 나눌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전문가는 부캐 문화가 사람들에게 변화할 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했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부캐 문화의 인기 요인에 대해 "사람들이 부캐릭터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할 수 있다"며 "요즘에는 SNS 계정을 여러 개를 운영하면서 A라는 계정에 들어갔을 때의 나, B라는 계정에 들어갔을 때의 나, 이런 것들이 좀 다르게 운영할 기회들이 생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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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요즘에는 변동이 없다. 새로운 사람이 된다거나 그런 것들을 꿈꾸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캐릭터 놀이를 통해서 그런 것들도 꿈꾼다라고 볼 수도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우리에게 너무 하나의 역할을 강요했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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