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장 승진 앞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선택 주목돼
검사 경력은 물론 검찰개혁 추진해온 정부에도 큰 영향
이번주 고검장 승진에 관심… 이 지검장 셈법 더 복잡해져
법조계 “혐의 입증 못할 땐 불기소가 원칙”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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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형민 기자]삼성합병ㆍ검언유착 등 주요 사건 수사를 공세적으로 지휘해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근 예기치 않은 상황에 부딪히며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그가 결단해야 하는 일련의 사안들은 자신의 검사 경력은 물론, 검찰개혁을 추진해온 현 정부의 방향성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이 지검장은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를 중단하라'고 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검언유착' 사건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구속 기간이 열흘 연장돼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수사심의위가 '불기소'와 '수사중단'을 권고한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거나 기소할 명분을 찾기 여의치 않아보인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독립적인 수사를 요청하며 '항명'하는 모습까지 보인 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동원하며 힘을 실어줬던 사건인지라 한 검사장의 유죄 입증에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미 공개된 녹취록에서 한 검사장의 공모 정황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이번 사건이 범여권 정치인들과 언론이 제보자와 결탁한 '정언유착'이라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어 그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부회장 사건은 더 곤혹스럽다. 지난달 초 이 부회장의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에 맞불이라도 놓듯 즉각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됐다'는 언급도 없이 영장을 기각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수사심의위마저 '불기소'와 '수사중단'을 권고했다. 1년 반 이상 중앙지검 최고 화력을 투입해 벌여온 수사가 기본 범죄 혐의 입증도 인정받지 못한 채 어그러진 셈이다.


이에 수사심의위 결과가 나온 지 한 달이 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역시 이 지검장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 지검장과 중앙지검은 최근 불거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피소 사실 유출'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의심받고 있으며, 지난 18일 KBS의 한동훈-이동재 녹취록 관련 오보 역시 중앙지검 간부가 취재원으로 지목된 상태다.


이 지검장의 셈범을 더 복잡하게 하는 건 이번주로 예상되는 법무부의 검찰 인사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번 인사 역시 윤 총장의 힘을 빼고 이 지검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검사장급 이상 공석이 10석까지 늘어난 데다 이번 주 사퇴하는 검사장이 더 나올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이번 인사폭은 지난 인사 때보다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추 장관의 의중을 담은 인사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추 장관이 이 지검장을 유임시킬지 아니면 일선 고검장으로 승진시킬지가 최대 관심사다. 중앙지검에 마무리할 중요 현안 사건들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임 가능성이 높지만, 검찰총장 임기를 고려해 고검장으로 승진시킬 여지도 충분하다.


다만 이 경우 이 지검장이 인사이동 전 이 부회장과 한 검사장의 사법처리 여부를 결론지을지 아니면 후임자에게 미룰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한편 여권에서는 지난 주 수사심의위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ㆍ불기소' 의견을 내자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수사심의위 권고의 정당성을 깎아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무부와 검찰이 검찰개혁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한 수사심의위 제도 취지를 고려해 검찰의 입장과 다른 의견이 나오더라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 변호사 A씨는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선 안 된다'는 말이 있다"며 "실체적 진실의 발견 못지않게, 억울한 누명을 쓰는 사람이 없도록 '무죄추정의 원칙'에 입각해 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두 사람의 공모관계를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단 재판에 넘겨놓고 보자'는 식으로 기소를 강행하는 건, 형사재판을 받으며 두 사람이 입게 될 명예 실추 등 피해를 고려할 때 무책임한 결정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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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 B씨 역시 "검찰이 수사심의위 의견을 따르는 게 그동안의 수사가 잘못됐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 돼 당장은 부담스럽겠지만, 수사를 했는데도 혐의 입증을 자신할 수 있는 확실한 진술이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불기소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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