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제범위 넓히고 거래세 낮춰
세제개편안에 개미들 '방긋'

당장 6개월 후부터 거래세 인하
시중 유동자금 증시유입 기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주식하기 더 좋은 환경이 됐다."


'2020년도 세법 개정안'의 금융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시중에 풀린 자금이 증시로 더 빠르게 유입될 지 주목된다. 정부가 연일 부동산시장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내놓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거래세 유지 결정은 아쉽지만, 당초 발표안에 비하면 시장 친화적으로 대폭 수정된 만큼 주식 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5000만원까지 세금 0원…증시 불붙나
AD
원본보기 아이콘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금융세제 개편안에서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기본공제 금액이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조정된 것은 사실상 주식 투자자들에게 '비과세' 혜택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5000만원을 공제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는 투자자는 전체 600만명 중 상위 2.5%인 15만여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제외한 585만명은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1종목당 10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만을 대상으로 했던 양도소득세가 2023년부터 개인 투자자에게도 부과되기 때문에 '증세'가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번 개편안으로 주식투자자 100명 중 97~98명은 양도세 부과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소액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논외의 문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부부가 동시 투자할 경우 1억원이 비과세인 셈"이라면서 "손실공제까지 더해지면 사실상 주식이 자산 증식의 가장 유리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모든 금융투자소득과 손실을 합산하고 결손금에 대한 이월공제를 허용하면서, 손실공제 이월기간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변경했다. 과세방법도 매월 신고가 아닌 반기별로 수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기준이면 더욱 좋았겠지만 반기별 세금납부 정도는 감내할 수 있는 빈도"라면서 "반기 내 5000만원 버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도 적극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금투협은 자료를 통해 "자본시장에 대한 과세부담을 완화했다"면서 "자본시장 활성화와 장기투자 문화 정착에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증권거래세를 폐지 대신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한 점은 아쉽지만, 인하 시점을 기존보다 1년 앞당긴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증권거래세를 0.02%포인트 인하하고, 2023년에 추가로 0.08%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당장 6개월 후부터 거래세가 인하되는데 이는 개인, 기관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특히 법인세 납부 의무가 없는 정부관리기금은 거래세 인하 효과를 바로 누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개편안이 최근 부동산 규제와 맞물려 증시 자금을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성을 주식시장으로 유입시키려는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올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27조원에 그쳤던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1월 말 28조원, 2월 말 31조원으로 늘다가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증했다. 3월 말 43조원으로 전달대비 38.7% 증가한 이후 이달 21일 기준 46조1500억원으로 5개월째 주식을 사기 위해 대기 중인 자금이 40조원대에 달한다.

AD

신용거래융자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의 신용거래융자(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 잔액은 13조6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사상 처음으로 13조원을 돌파한 이후 연일 최대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하루평균 1000억원씩 '빚투'가 늘고 있는 셈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