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혁명은 끝났다'…美 셰일 선구자 체서피크 에너지 파산
텍사스 남부지방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DIP 대출 통해 9억2500만달러 조달
코로나19로 유가폭락 직격탄 맞아
만성적인 고부채 구조도 발목
셰일기업 줄도산 공포 커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 셰일업계의 선구자격인 체서피크 에너지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지난 4월 화이팅페트롤리엄에 이어 또다시 대형 셰일기업이 무너지면서 미국 에너지기업들의 줄도산 공포가 점차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체서피크 에너지는 이날 미국 휴스턴의 텍사스 남부지방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체서피크 에너지는 부채 70억달러(8조4200억원)를 탕감받고, 9억2500만달러의 DIP(debtor-in-possession, 기존 경영권을 유지) 대출을 받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체서피크 에너지의 파산신청은 미 셰일 뿐 아니라 에너지 업계에 상당한 충격이다. 이 회사는 현재 미 셰일업계에서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수압으로 바위를 깨는' 프래킹 기법과 수평 시추를 가장 먼저 도입하는 등 업계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특히 창업자 오브리 매클린던은 텍사스부터 펜실베이니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유전 일대를 사들여 체서피크가 미국 내 2위의 천연가스 업체가 되는데 발판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08년 체서피크 에너지의 시가총액은 35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자금 상황이 악화되면서 시총은 1억1600만달러((26일 종가 기준)까지 폭락했다.
체서피크 에너지의 파산은 직접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유가 폭락이 작용했다. 코로나19로 원유 등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데 반해 감산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과잉공급 상황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가격에 거래되는 등 유가가 급락했다.
이외에도 셰일혁명으로 미국 내 원유 생산량이 늘어난 것 역시 구조적으로 국제 원유 수급에 부담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체서피크 에너지가 그동안 성공의 이뤄낸 결과의 희생자가 됐다"면서 "(셰일혁명을 통해) 전세계 과잉공급 현상이 발생했고, 이는 유가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체서피크 에너지의 과도한 부채 의존 비율도 문제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더그 롤러 체서피크 에너지 최고경영자(CEO)가 2013년 취임했을 당시 미국 내 1위 에너지 업체인 엑손 모빌보다 부채가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롤러 CEO는 취임 후 강력한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거쳤지만 결과적으로 만성적 부채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
롤러 CEO는 파산보호 신청을 발표하는 성명서를 통해 "재무 분야의 취약성이 드러난 체서피크 에너지의 자본구조와 사업구조를 새롭게 바꾸면서, 잠재적인 조직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RS 에너지 그룹의 앤드루 길릭 이사는 "셰일업계는 죽은 것은 아니며, 미국은 앞으로도 체서피크가 찾아낸 방법을 통해 원유 등을 생산해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체서피크의 파산을 계기로, 셰일을 둘러싼 환호는 공식적으로 끝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셰일혁명은 끝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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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서피크 에너지의 파산을 계기로 본격적인 셰일업계 몰락의 시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유가 폭락 상황 이전부터 어려움에 처했던 셰일업체들이 파산신청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업계의 재무구조는 취약해질대로 약해졌다. 채권만기일이 속속 다가오고 있는데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석유수요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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