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3년…쓰러지는 원전산업, 못따라오는 신·재생
文정부 탈원전 선언 3년
신한울 3·4호기 중단 부지 잡초 무성
국내 원전산업 투자·인력도 감소세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원래 맥줏집을 운영했는데, 탈원전 계획이 발표되자 외지인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더라구요. 지금은 인근 상점들도 오후 8시면 영업을 마칠 정도예요. 결국 폐업하고 9개월 전부터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 4호기 건설 예정이던 경북 울진 지역 부지에 직접 가보니 메마른 땅에 잡초만 무성했다. 신한울 3, 4호기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아직 실시계획 승인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현장에 동행한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공사를 계속 진행했다면 내년에 준공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신한울 3, 4호기 건설이 중단된 울진의 지역 경제는 바닥까지 내려앉았다. 이 지역 토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장모(36)씨는 "탈원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도시가 폐업 직전"이라고 전했다. 울진군 인구는 2015년 5만1885명에서 지난해 4만9314명으로 5%가량 줄었다.
2017년 6월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을 선언한 지 3년이 흘렀다. 타격을 받은 것은 지역 경제뿐만이 아니다. 국내 원자력산업 전반이 탈원전 정책이 시작된 2017년을 기점으로 악화일로다. 원자력산업 투자비는 8조원에서 7조원대로 감소했고, 원전산업 인력도 함께 줄고 있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의 '원자력산업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설비, 연구개발(R&D) 등 원전 관련 투자액은 2015년 8조4289억원, 2016년 8조3504억원, 2017년 8조2070억원, 2018년 7조8980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투자가 멈추다 보니 원전산업 인력도 갈수록 줄어든다. 원전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은 2017년 3만7261명에서 2018년엔 3만6502명으로 감소했다. 원자력산업 매출은 2017년 27조4513억원에서 2018년 20조561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국내 원전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으나 신재생에너지산업은 그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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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지난 3년간 신·재생에너지를 늘려 얻어낸 온실가스,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 측면의 이득이 원전산업 훼손 등 부작용보다 많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수익성도 낮고 기자재 등 관련 기업들도 중국에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지 1,2호 원자력발전소 공사 백지화 소식을 들은 경상북도 영덕군 주민들은 원리금을 갚기 위해 팬션을 운영하지만, 수입이 마땅찮다고 했다. '그저 버틴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사진=문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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