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초희 금융부장]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의 우세를 점쳤다.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던 진보논객들이 내세운 MB(이명박 전 대통령) 심판론은 바람을 불러 일으켰고, 정권 말 레임덕 상태에서 여당(새누리당)의 승리에 무게를 두는 사람은 없었다. 민주통합당의 압도적 우세 속 원내 1당은 따놓은 당상에, 과반의석도 무난할 것이라는 낙관이 대세였다.


세간의 예측은 보란 듯이 뒤집혔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합쳐 야당은 140석을 얻는데 그친 반면 패배가 자명했던 새누리당은 152석을 차지해 과반을 넘겨 버린 것. 문민정부 이후 치러진 선거 중 가장 극적이었다고 회자되는 이유다. 이날 선거 결과는 결국 그해 12월 치러진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줬고, '선거의 여왕' 박근혜는 대통령이 됐다.

대역전극의 배경에는 새누리당의 정체성(?)이 의심될 정도의 '좌클릭' 러시가 한몫했다.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상징이었던 김종인을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보수정당의 상징인 당의 컬러까지 빨간색으로 바꾸고, 야당과 경쟁하듯 경제민주화를 외치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3+3' 복지 공약을 내걸면 새누리당은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치며 2개를 더 얹어 '5+5' 복지공약으로 맞불을 질렀다. 그간 경험해보지 못한 전술에 진보진영 전략가들은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했고 결국 선거에서 역전패하기에 이르렀다.


그로부터 8년 뒤. 지금 정치권에서는 또 다시 보수의 좌클릭 바람이 불고 있다. 선거에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구하기 위해 돌아온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이번엔 '기본소득'을 내세우며 좌클릭의 중심에 섰다. 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장했던 기본소득의 어젠다(Agendaㆍ의제)가 김 위원장 한 명에 의해 보수 야당에게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상대편보다 더 많이 지르는 김종인 식 스타일이 먹혔다고나 할까.

야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참패했다. 차기 대권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도 '인물난'에 허덕이며 암울한 현실 속에 갇혀 있다.

기본소득제도에 대해 당장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악의 코너에 몰린 야당, 아니 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끄집어 낸 기본소득론의 진실성은 따져봐야 한다.


기본소득제도는 코로나19 긴급 재난 지원금과는 엄연히 성격이 다르다. 일회성으로 주는 이벤트가 아닌 매월 지급된다. 전 국민에게 1인당 월 30만원씩 지급하더라도 해마다 180조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이 소요된다. 국가 재정건전성의 근본 틀을 흔들 수 있는 것이다.

[데스크칼럼]기본소득제, 정답일까 오답일까 원본보기 아이콘


다시 2015년으로 시계를 돌려 보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공약을 더 이상 지킬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기본소득도 증세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알 수 있는 얘기다.


복지는 더 이상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규정짓기 어렵게 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의 유력인사들이 합종연횡으로 복지에 목을 매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많은 논쟁과 시간이 필요한 사안이다.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2022 대선 전에 공론화의 장을 만들어지는 것은 어쩌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기본소득 논쟁은 이슈 선점 효과를 노린 정치인들의 여론몰이라는 생각 밖에 안든다.

AD

아직 여론의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 기본소득이 정답인지, 오답인지도 모른다. 하기에 따라 기본소득제가 대선으로 가는 티켓이 될 수 있다. 복지와 세금의 교환이 결코 쉽지 않고 그 댓가가 무섭다는 것만은 알아야 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