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금조달]'삼성전자 평택공장' 삼성물산 자금줄 역할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로부터 받을 공사대금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했다. 평택 반도체 공장 등 삼성전자의 대규모 공사 발주가 그룹 지주사인 삼성물산의 자금 확보 재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공사 매출채권 유동화로 1313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지급하는 공사대금을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받기로 하고, 받을 돈(공사대금 채권)을 유동화증권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매출채권 유동화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우리은행에 개설된 계좌로 공사대금을 결제하면 해당 자금을 유동화증권 원리금 상환에 우선 사용한다. 유안타증권이 자금 조달 주관사 역할을 맡았다.
삼성물산은 지난 4월에도 BNK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같은 방법으로 4560억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마련했다. 최근 2개월여 사이에 삼성전자 수주액을 바탕으로 한 공사대금 유동화로만 약 5900억원을 조달한 셈이다.
삼성물산은 2017년까지 공모채 발행으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조달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삼성바이오로직스 논란 등으로 장기자금 수요가 줄면서 공모 시장에 나서지 못했다. 대신에 주로 국내외 은행권의 장·단기 대출로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을 조달해 왔다.
삼성물산은 유동화를 통해 차입금 이자 비용 절감 효과도 봤다. 공사대금을 SPC에 지급하는 삼성전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신용도를 갖고 있다. 국내 신용등급은 AAA이고, 글로벌 신용등급은 국가 신용등급과 같은 AA-(무디스 기준 Aa3)다. 여기에 삼성물산이 공사 매출채권에 하자담보 책임을 부담해 상환 안전장치를 추가로 마련했다. 안정성이 높아 조달 금리는 1%대 중후반의 수준으로 결정됐다.
삼성물산은 조달한 자금을 단기차입금 상환에 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로 1조3000억원까지 증가한 기업어음(CP) 잔액을 최근 7500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보유 현금과 매출, 공사대금 유동화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5500억원 가량의 단기차입금을 갚았다.
IB업계는 공사대금 유동화가 앞으로 삼성물산의 핵심 자금 조달 수단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공모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데다 삼성전자의 평택 공장 투자가 확대되면서 삼성물산의 수주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삼성물산은 최근 삼성전자와 7700억원 규모의 평택 반도체공장 마감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연 매출 약 20조원 중 7조원 이상이 계열사 내부거래에 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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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평택공장 등을 비롯해 계열사로부터 받은 수주 물량이 수조원에 달한다"면서 "공사대금 유동화는 주요 자금조달 수단이었던 공모채의 대안으로 계속 활용될 것"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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