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형 초등돌봄 대한민국 돌봄 정책 선도하는 까닭?
중구 직접 나서 학교 안에 돌봄공간 조성, 교육프로그램과 인력 운영 일체 책임지는 것...중구형 돌봄교실 특별한 점 오후 8시까지 아이를 마음놓고 알차게 맡길 수 있다는 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중구 돌봄교실에서는 아이들 손이 닿는 곳은 매일 2회 이상 소독합니다. 아이들 안전이 최우선이니까요."
국내 감염병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했던 지난 2월 말. 서울 중구의 5개 초등 돌봄교실은 일제히 긴급돌봄에 돌입했다.
3월2일로 예정된 정부 공식 긴급돌봄일보다 일주일 앞선 시작이었다. 이날 돌봄교실에 등교한 아이들은 마스크를 착용, 살균소독된 개인 학습교구로 활동하며 오후 8시까지 보살핌을 받았다.
전국이 예기치 못한 긴급돌봄 대란으로 혼란을 겪는 동안 중구는 어떻게 한 발 앞서 준비된 돌봄을 제공할 수 있었을까?
서울 중구는 지난해 3월부터 전국 최초로 '학교는 교실을, 지자체에선 돌봄을' 제공하는 '중구형 초등 돌봄교실'을 운영중이다.
구가 직접 나서 학교 안에 돌봄공간을 조성, 교육프로그램과 인력 운영 일체를 책임지는 것이다.
그간 돌봄교실은 지역특성과 여건을 잘 아는 지자체가 운영, 교사는 오롯이 교육에 매진하게 하자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 학교와 교사가 본연의 교육 업무에 더해 돌봄교실을 온전히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긴급돌봄 대란 역시 기존 돌봄체계 한계를 더욱 절감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4월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맞벌이 부부의 49.4%가 코로나 이후 돌봄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했다. 기존 공공 돌봄을 확대 실시한 긴급돌봄에도 채우지 못하는 공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 새로운 돌봄 패러다임을 제시한 '중구형 초등 돌봄교실'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구형 돌봄교실의 특별한 점은 오후 8시까지 아이를 마음놓고 알차게 맡길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돌봄교실은 대부분 5시면 돌봄이 끝났다. 오후 6~7시에 퇴근해 동네에 오면 8시가 되는 맞벌이 부부의 현실과 다소 거리감이 있었다.
이에 중구형 돌봄교실은 돌봄시간을 3시간 연장, 오후 8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늘어난 돌봄시간에 맞게 친환경 식재료로 만든 간식과 저녁을 제공, 야간 돌봄보안관이 돌봄 종료시까지 근무하며 아이들 안전을 지킨다. 여기에 매일 두차례 전문강사의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비용은 무료다. 모두 구직영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구 직영으로 전환되며 또 하나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1교실 2교사제'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1명의 교사만 배치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교실 내 사각지대를 없애고, '돌봄교실에 한 번 들어가면 꼼짝할 수 없다'는 기존 불편도 해소했다.
덕분에 아이들이 학원에 갈 때 교사 한 명은 교실을 지키고, 다른 한 명은 학원 차량이 오는 교문까지 아이들을 배웅한다. 아이들의 입·퇴실 현황 또한 출입 인식 시스템을 통해 학부모에게 문자로 자동 전송된다.
시행 2년차에 들어선 중구형 돌봄교실은 교육의 3주체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를 만족시킨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학생과 학부모에겐 만족도 99% 호응을 얻는가 하면, 교사들은 지자체 돌봄 덕에 교육에 온전히 힘을 쏟는다며 적극적인 지지와 공감을 보냈다.
대외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9년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저출산 우수시책 대회에서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수상, 교육부총리상, 서울시장상도 연이어 수상했다. 교육부를 비롯한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문의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구형 초등돌봄이 성공적인 돌봄 정책이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이렇게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돌봄이 중구에 안착하기까지 수많은 장애를 넘는 과정이 있었다. 사업 초기 학부모 간담회를 통해 수요자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교육부 소관의 돌봄교실 운영을 이관받기 위해 서울시 교육감을 직접 찾아가 사업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해 3월 흥인초를 필두로 시작된 중구형 초등 돌봄교실은 학부모들 입소문을 타고 1년여만에 5개교로 확대됐다. 내년에 충무·덕수초 등 3개교에 구 직영 돌봄교실을 추가 설치하기 위한 협의도 진행중이다.
새 대안으로 떠오른 중구형 돌봄교실은 중구 내는 물론 전국 지자체로 그 나비효과를 퍼트리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현재 중구형 돌봄교실은 100% 구비로 운영되고 있다. 공간은 학교지만 지자체가 운영하기에 교육부 예산을 지원받지 못하는 것이다. 제도적 뒷받침 없이 중구형 돌봄교실이 확산되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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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6개월에 접어든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한시적 긴급돌봄을 넘어 지속가능한 일상적 돌봄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21대 국회에선 20대 국회에 이어, 지자체 돌봄교실 운영과 그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이 담긴 '온종일 돌봄 특별법' 제정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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