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임차인 단체화재보험료 냈다면, 보험사 구상 못한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김목경(가명·36)씨는 자신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해 집 안이 모두 타는 화재사고를 냈다. 보험사는 화재로 인한 보험금을 집주인에게 지급하고, 김씨를 상대로 이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했다. 김씨는 아파트 관리비를 납부하면서 단체화재보험료를 냈지만,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아니어서 보상을 받기는 커녕 돈을 물어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아파트나 상가 등의 임차인이 화재보험료를 납부한 경우에 임차인을 상대로 한 보험사의 대위권 행사가 제한된다. 김씨의 경우처럼 실질적으로 화재보험료를 냈지만 보험으로 보상받지 못하는 피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하는 아파트 임차인 보호를 위해 화재보험 약관 개선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파트 거주자들은 화재로 인한 피해보상을 위해 '아파트입주자 대표' 명의(보험계약자)로 단체화재보험에 가입한다. 작년말 화재보험 가입건수 63만8000건 가운데 아파트·연립 등 공동주택이 가입한 보험은 1만9000건에 달한다.
16층 이상 고층아파트는 화재보험법에 따라 단체화재보험에 의무가입해야 하며, 15층 이하 아파트도 인적, 물적 피해 보상을 위해 대부분 가입하고 있다. 보험료는 아파트 각 세대의 거주자, 소유자 또는 임차인이 매월 관리비에 포함해 납부한다.
하지만 단체화재보험 계약상 임차인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아닌 제3자로, 임차인 과실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는 건물 소실액을 소유자에게 보상한 이후에 임차인에게 구상해왔다.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보험료를 납부했지만 보장을 받지 못하는 억울한 경우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금감원은 화재보험 약관에 임차인이 보험료를 부담하는 경우, 보험사가 대위권을 행사하지 않도록 예외조항을 신설키로 했다. 다만 임차인이나 그 가족의 고의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아파트 외에 사무실, 상가, 오피스텔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재산종합보험 등 화재위험을 보장하는 다른 상품 약관도 수정한다. 또 화재보험 판매시 계약자에게 제공하는 상품설명서에도 임차인에 대한 보험회사의 대위권 행사제한 규정을 명시키로 했다.
금감원은 오는 9월까지 화재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손해보험사들은 자체 화재보험 약관을 자율적으로 개선키로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확 늙는 나이 따로 있었다…"어쩐지 체력·근력 쭉...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보험사 개별약관은 표준약관 개정 전이라도 자체 개선해 조기 시행하거나, 보상 실무지침 등에 우선 반영해 다음달부터 운영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