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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3위 제약업체이자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 자금을 지원한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이 회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한 프랑스 정부까지 비판하고 나서자 "모든 지역에 공평하게 제공하겠다"며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백신 개발 이후 국가 간 쟁탈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폴 허드슨 사노피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는 일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장 많은 양의 백신을 선주문할 권리가 있다"면서 미국이 위험을 무릅쓰고 백신 개발을 지원한 만큼 가장 먼저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노피는 지난달 경쟁업체인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코로나19 백신의 공동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은 이 프로젝트에 현재까지 3000만달러(약 368억4000만원)를 투자했다. 블룸버그는 사노피가 BARDA와 오랜 관계를 맺고 있었다면서 지난해 12월에는 유행성 인플루엔자 백신 공급력을 강화하기 위해 2억2600만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발언이 보도된 뒤 프랑스는 발칵 뒤집혔다. 프랑스 정부 각료들은 일제히 허드슨 CEO의 발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은 세계의 공공재여야 한다. 시장의 논리가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도 "백신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고 했으며 아네스 파니에 뤼나셰 국무장관은 "금전적 이유를 근거로 특정 국가에 백신 제공의 우선권을 주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급기야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다음 주 중 마크롱 대통령의 참모들과 사노피 경영진의 회동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외신은 양측의 만남을 "엘리제궁으로 불러들였다(summon)"고 표현해 정부 차원의 항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사노피에 대한 비판은 전 세계로 확산됐다. 이날 140명 이상의 세계 정상들과 전문가들은 유엔에이즈계획(UNAIDS)과 옥스팜을 통해 공개한 서한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과 치료 방법은 특허화해선 안 된다고 입장을 내놨다.


논란이 확산되자 사노피는 긴급히 사태 수습에 나섰다. 세르주 와인버그 사노피 이사회 의장은 방송에 나와 "특정 국가에 특별한 혜택을 주진 않을 것"이라면서 백신을 모든 국가에 동시에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여러 제조 공장을 활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미국에 있지만 프랑스 등 유럽에 더 많이 있다"고 강조한 뒤 허드슨 CEO의 발언을 수정한다고 덧붙였다. 허드슨 CEO도 자신의 발언이 미국과 유럽 중 선택하려던 것이 아니었으며 자신은 코로나19 타파를 위해 유럽에서 수개월간 캠페인을 했다면서 백신을 개발하면 모든 나라에 공평하게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백신 개발 책임자였다가 쫓겨난 내부고발자가 증명이 덜 된 치료제를 정부가 지원하려 했다는 점을 폭로하기도 했다. BARDA 국장에서 지난달 국립보건원으로 전보된 릭 브라이트는 하원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와 관련,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권고안을 서둘러 내놓으려 하면서 엄격한 심사 과정을 우회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약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의 선물'이라며 극찬한 말라리아 치료제로 효과는 없고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약이다. 브라이트는 자신이 이 약에 대한 정부의 투자를 반대하면서 BARDA 국장 이메일 계정이 막혔으며 좌천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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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잘 모르는 인물"이라면서 "그냥 불만을 품고 못마땅해하는 사람이다. 솔직히 몇몇이 그러던데 일을 잘 못했다고 한다"면서 인신 공격성 답변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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