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신흥국 기업 회사채 불안 가중…"디폴트 우려 ↑"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흥국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향후 12개월 내에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가뜩이나 어려운 신흥국 기업들을 위기 상황에 내몰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내년 3월까지 1년간 신흥국 내 모든 투기등급 회사채의 디폴트 비율이 최악의 경우 13.7%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디폴트 비율이 13.6%이던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로 디폴트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 비율은 2.2% 수준이다. 하지만 연말까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11.2%로 오른 뒤 내년 3월에는 13%를 넘어설 전망이다. 최선의 시나리오에서는 디폴트 비율이 연말에 7.8%, 내년 3월에는 8.3%로 오를 것으로 봤다. 앞서 신흥국 내 투기등급 회사채의 디폴트 비율은 지난해 0.8% 수준으로 낮은 편이었다. 당시 디폴트에 빠진 기업은 자메이카 통신사 디지셀과 중국 기업 3곳 등을 포함해 7개 기업뿐이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이스 장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으로 많은 국가에서 사업장이 폐쇄되고 사회적 상호작용이 제한됐다"면서 "수요 붕괴가 신흥국 기업의 수익성과 유동성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쿠마르 칸탄 무디스 신용 전략가는 "지금까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디폴트 비율이 오르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다"면서 디폴트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소매업과 원유 및 가스 등을 언급했다.
소매업과 원유 및 가스 등은 JP모건이 위험성이 높은 분야로 언급하기도 했다. JP모건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 분야의 신흥국 시장 회사채와 미 국채의 수익률 격차 전망을 기존 4.35%포인트에서 7%포인트로 조정하기도 했다. 미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수익률 격차가 벌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채의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실물ㆍ금융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투기등급 채권이 기업들을 압박해 디폴트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투기등급 회사채 비중이 높아진 상태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기업 가운데 투기등급의 비중은 63%로 10년 전인 2007년 4분기(54%)보다 9%포인트 높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무디스의 전망이 과도하다는 평가도 제기한다. M&G인베스트먼트의 찰스 드 퀸소나스 펀드 매니저는 "우리는 디폴트가 한자릿수 중반대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신흥국 기업들이 지난해 자산 상태를 강화해 상황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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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애쉬모어의 잔 덴 리서치 국장은 신흥국 고위험 기업들의 현금보유비율이 미국의 투기등급 기업보다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충격에 대응하는데, 나은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선진국보다 신흥국의 경기가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봤다"면서 "대부분의 신흥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V자형' 회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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