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튜버' 증가…동물학대 논란 여전
동물보호단체, '학대 의혹' 유튜버 고발
전문가 "생명경시사상 여전…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수의대생 A(26) 씨가 콘텐츠 생산을 위해 동물을 학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사진=채널A 화면 캡처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수의대생 A(26) 씨가 콘텐츠 생산을 위해 동물을 학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사진=채널A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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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반려동물 콘텐츠를 전문으로 내세운 펫튜버(pet+youtuber)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동물 학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유튜버들이 조회 수를 위해 반려동물을 펫숍에서 구입하거나, 먹이를 주지 않는 등 학대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단체는 반려동물을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는 동물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토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근절할 수 있도록 교육적, 제도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갑수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수의대생 A(26) 씨가 콘텐츠 생산을 위해 동물을 학대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7일 채널A에 따르면, A 씨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A 씨가 촬영을 위해 고양이들을 굶기고,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철창에 새끼 리트리버를 가둬놓는 등 동물을 학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은 이날 대전 유성경찰서에 A 씨와 편집자 B(25) 씨를 동물보호법 위반·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단체 측은 "A 씨가 펫숍에서 산 강아지와 고양이를 유기동물로 둔갑시켜 돈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A 씨는 다음날인 8일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고 "고양이들이 펫숍에서 왔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A 씨는 "길고양이를 찍어 올리면서 관심을 받게 되었고, 그 관심으로 더 큰 채널을 바라게 됐다. 채널을 성장시키고자 거짓된 영상을 찍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동물 학대 의혹에 대해서는 "아이들(고양이들)은 제가 안 보이면 저를 찾아올 정도로 저를 따른다. 굶겨서 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을 학대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사기 등 고발 건과 관련해서는 "법정에서 결백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제작된 유튜브 콘텐츠도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9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가구는 전년 대비 80만 가구가 증가한 591만 가구로 파악됐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이 중 495만 가구에서 개 598만 마리, 192만 가구에서 고양이 258만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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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반려동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동물학대성 장면이 담겨있는 영상들도 무분별하게 게재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장애물을 만들어놓고 반려동물이 이를 통과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휴지벽 챌린지'를 비롯해 야외 산책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담은 이른바 '산책냥' 콘텐츠도 늘어나고 있어 반려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려동물이 다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큰데도 관련 경고나 안내 없이 단순히 흥밋거리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앞서 지난해 한 남성 유튜버가 유튜브 생방송 중 자신의 반려견에게 욕설을 퍼붓고, 반려견을 잡아 침대 위로 던지는 등 학대 행위를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해당 남성은 동물을 수차례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문가는 동물권에 대한 교육이나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반려동물을 수단화하는, 일종의 문화 지체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하기는 했으나 그만큼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는 아직 정착되지 못했다"며 "'동물도 소중한 가족이고 생명체'라는 진지한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너도나도 유행처럼, 오락이나 취미처럼 사서 기르는 문화지체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생명의 존엄성이나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굉장히 부족한 상태인데, 이는 개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사회 구조적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며 "현재 (동물 복지 및 학대 문제와 관련해) 교육이나 홍보, 예방 차원에서 제도적 뒷받침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물은 말 못 하는 짐승', '동물은 함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이 아직 무의식중에 남아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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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해외의 경우 펫숍에서는 동물을 데려오지 못하도록 하거나, 반려동물 입양 전 일정 기간 의무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기르기 전 책임의식을 심어주는 제도 등을 마련하여 동물 학대가 심각하고 중대한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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