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피해자인 최승우씨가 6일 국회 의원회관 현관 캐노피에 올라가 형제복지원 사건 등에 대한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형제복지원 피해자인 최승우씨가 6일 국회 의원회관 현관 캐노피에 올라가 형제복지원 사건 등에 대한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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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당신들이 아느냐고 물어보고 싶어요."


지난해 5월 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나온 곽정례 한국전쟁유족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의 말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이 정쟁에 가로막힌 현장에서 쥐어짜듯 내뱉은 토로였다. 20대 국회 막바지에 이르렀지만 과거사법은 통과되지 못한 채 풍전등화다. 형제복지원 피해자인 최승우씨는 지난 5일부터 과거사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하며 국회의원회관 현관 위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과거사법이 2005년 제정돼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활동을 했지만 숱한 미완의 과제들을 남기고 2010년 종료됐다. 500명 넘는 희생자를 야기한 형제복지원과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등 여전히 억울함이 쌓여 있다. 개정안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거법이다. 지난해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불참 속에 행안위를 통과하기는 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가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멈춰섰다.

곽정례 부위원장은 당시 소위원회에서 "저는 1950년 7월25일 해남읍에서 아버지 총 맞은 것을 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40명 총 맞은 그 시간을,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보고 듣고 한 사람이다. 우리 아버지가 무슨 죄를 지어서 죽였는지 저는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네 식구가 다 죽고 언니는 그냥 19살 먹으니까 느닷없이 시집을 보내버리니까 동생 둘을 데리고 거지 신세가 되는데, 이것 겪어 보신 양반들이 아니니까 모르겠지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견뎠다. 하늘을 쳐다보면서, 나라를 원망하면서. 그런데 지금 법이란 소리를, 그 때 당시 법이 없이 우리 아버지를 죽여서, 우리 아버지를 어떤 이유로 죽였는지 한 번 대답 좀 해 보세요."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국회 정상화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 처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곽 부위원장은 "어째서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을 총 쏴 죽여놓고 날마다 법, 법, 이 국회 안에서 법이란 소리만 듣고 있는지 내가 알지도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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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더불어민주당과 민생당, 정의당, 과거사 관련 단체들은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당은 과거사법 통과를 위한 여야 합의에 적극 참여하라"고 촉구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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