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길게 보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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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불확실성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투기에 의한 거품과 붕괴로 나타나기도 하고 자연재해로 나타나기도 한다. 전염병은 아마도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불확실성 가운데에서도 가장 예측 불가능한 요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한심한 것은 불확실성으로부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인간 자신이 초래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전쟁이다.


현대에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위기는 아마도 1930년대의 대공황이었을 것이다. 다수의 학자들은 대공황이 1929년 10월 미국에서 일어난 주식가격 폭락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본다. 그러나 대부분 주식시장의 붕괴는 결과이지 원인이 아닌 경우가 많다. 대공황도 1920년대의 지나친 낙관주의와 서툰 정책대응이 불러온 참사였다는 것이 학계의 견해이다. 그만큼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위기에 대처하는 것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에는 여러 방식이 있다. 자산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경우에는 다각화가 하나의 방법이다. 화재나 교통사고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처하는 데에는 보험이 존재한다. 그러나 다각화와 보험으로 개인이 관리할 수 없는 불확실성과 위기 또한 비일비재하다. 앞에서 언급한 전쟁과 세계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세계 대유행)이 그런 경우이다. 이런 종류의 포괄적 불확실성에는 다각화도 보험도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의 관리영역을 뛰어넘는 위기는 정부가 관리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개인과 다른 점은 개인의 역량을 한데 모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정부의 능력이 국민 모두의 역량을 모은 이상이 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나라와 국민의 역량을 파악해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하여 인식하는 것이 좋은 정부정책의 첫 걸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태가 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적어도 당분간은 이 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 같다. 이제 사태 수습을 고민할 때이다. 경제 안정화를 위한 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그런데 정부는 전 국민께 소위 재난기본소득이라는 것을 지급한다고 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니 우리도 한다는 식이다. 한마디로 제 정신이라면 해서는 안 되는 정책이라고 본다.


지금 몇십만 원을 전 국민께 나눠주어 경제의 순환과 세계 경제의 가치사슬이 회복된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누가 봐도 그렇지 않은 것 아닌가. 더군다나 일부 계층은 나눠준 금액을 다시 기부하라느니, 공무원은 제외한다느니. 나라 정책이 어린애 장난인가? 이런 인기영합주의가 아니라 지금 필요한 것은 미래를 보는 정책이다.


어려움에 처한 중소상공인과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속적으로 집중 지원해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도록 한 다음 경제의 순환이 회복된 이후에는 역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그런 목적이라면 아무리 많은 재정을 투입한다고 해도 반대하고 싶지 않다. 지금의 위기를 견딜 수 있는 계층까지 우롱하는 정책을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라를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운영할 것인가?


지금 절실한 것은 경제의 순환이다. 어떻게 하면 경제가 팬데믹 이전의 순환을 회복할 수 있는가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만 한다. 그런데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적지 않은 시간과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긴 호흡을 가지고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 그리고 이 사태로 가장 어렵고 견디기 어려운 계층에 정책이 집중되고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피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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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옥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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