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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드러낸 정치권 젠더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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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한 가운데 정치권의 낮은 성인지감수성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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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으로 사퇴했던 남성 정치인의 사례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계속 발생해왔다. 2013년에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방미 일정 중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질됐고, 2017년에는 골프장 캐디 성추행으로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유죄를 받았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행사해 2019년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외에도 정봉주 전 의원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성추행 의혹으로 공천 배제됐고, 영입인재였던 원종건씨는 데이트폭력 논란으로 탈당했다. 이후 윤 전 대변인과 정 전 의원은 의혹을 부인하며 정계에 복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오 시장뿐만이 아니라 정치권 전반의 문제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0대 국회도 의원이 상대 당의 여성후보를 비판할 때 여성혐오ㆍ성희롱적 표현을 사용해 지적을 받고, '텔레그램 n번방'과 '딥페이크' 대책을 논의할 당시 법사위원과 법무부 관계자들은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지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성인지감수성의 결여는 그동안 다양한 형태로 정치권에 드러났지만 여전히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성의원은 "오 시장 뿐이겠나. 과거보다 나아졌다곤 생각하지만 성인지감수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걸러지지 않고 여전히 선출직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평했다. 정의당 여성본부는 23일 논평을 내고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법, 제도를 마련해야 할 정치권에서 또 다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한 것에 대해 처참함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다. 정치권 내 공고한 권위주의 문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정치권의 남성 중심적이고 수직적인 문화, 그리고 교육부재를 지적했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남성 중심 조직 속에서 반복되어왔던 문제"라며 "정치권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문제가 된 부산시청의 경우는 전수조사 등을 실시해 확실한 실태파악에 나서야한다"고 밝혔다.

20년 넘게 여성운동가로 활동해온 남인순 민주당 최고위원도 24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성인지 감수성을 갖는 조직문화가 국회에 정착돼야 하고, 조직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선 실제로 여성이 정치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강화되어야 한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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