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실거래 합동조사 결과 발표
1608건 조사 완료…탈세 835건
법인의 주택매수 비중 증가 추세
국토부, 주택 거래동향 예의주시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17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 시가 15억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17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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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 부부인 A씨와 B씨는 최근 시세 약 32억원의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를 공동소유 형태로 매수했다. 지분은 남편이 10분의 1(약 3억2000만원), 부인이 10분의9(약 28억8000만원)를 보유하기로 했다. 하지만 매수금액은 남편이 절반 이상인 16억3000만원을, 부인이 15억7000만원을 부담했다. 국토교통부는 남편이 부인에게 13억1000만원을 편법 증여했다고 보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 부부인 C씨와 D씨는 지난해 11월 시세 16억원 정도의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를 전세보증금 12억원을 끼고 4억원에 매수했다. 올해 2월 임차인의 전세계약이 끝나자 부부는 남편이 대표로 있는 법인의 계좌에서 12억원을 꺼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상환했다. 국토부는 부부가 법인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보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국토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실거래 3차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694건에 달하는 '이상거래'에 대해 조사해 탈세가 의심되는 835건을 국세청에 통보하고, 불법대출 의혹이 있는 75건을 금융위원회 등에 통보했다. 또 명의신탁 등 불법이 의심되는 2건은 경찰청으로 인계했다.


앞서 국토부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서울시,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이 참여한 합동조사팀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한 1, 2차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발표 내용은 지난 1~4월 투기과열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기존 조사팀 외에도 2월 새로 출범한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과 한국감정원 실거래상설조사팀이 투입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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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현재까지 조사가 완료된 1608건 중 친족 등 편법증여, 법인자금을 유용한 탈세가 의심되는 835건을 국세청에 통보했다. 가족 등 특수관계 거래가 678건으로 가장 많았고, 법인 거래는 57건이었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10대 E씨는 부모님과 공동명의로 강남구 35억원의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기존에 할머니와 공동명의로 소유하던 15억원 상당의 주택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했다. 국토부는 미성년자인 E씨가 고가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던 만큼 친족이 부동산을 편법 증여한 것으로 의심해 국세청에 통보했다.


대출규정 위반이 의심되는 75건은 금융위, 금감원과 새마을금고 소관 부처인 행안부에 통보해 대출취급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규정 위반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의 대출 용도 외 유용이 58건이었고, 법인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이 15건이었다.


조사내용을 보면 제조업을 하는 F법인은 사업 부지 구입 목적으로 기업자금 약 15억원을 대출 받았지만 이 돈으로 마포구에 있는 22억원 상당의 주택을 법인 명의로 구입했다. 또 개인사업자 G씨는 상호금융조합에서 종업원 급여지급 등을 위한 운전자금 명목으로 12억원을 대출받지만 역시 이 돈을 용산구 소재 약 46억원 상당의 주택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 두 사건 모두 대출규정 위반일 가능성이 높아 추가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아울러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상 금지행위인 명의신탁 약정이 의심되는 2건은 경찰청에 통보하기로 했으며, 계약일 허위신고 등 11건은 과태료를 부과했다.


동생 H씨는 2016년 자신의 명의로 4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구입자금의 90%를 언니 I씨에게서 받았다. 이후 지난해 이 아파트를 매도하면서 집값 상승분을 포함한 양도금액 5억8000만원 중 5억5000만원을 언니에게 이체했다. 조사팀은 명의신탁이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언니 I씨는 이와 별개로 성남 분당의 10억원 짜리 주택을 구입하면서, 부모에게 빌려준 돈을 상환받아 매입자금으로 보탰다고 설명했지만 부모에게 이자를 받는 내역을 규명하지 못해 편법 증여 수사대상에도 포함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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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통보받은 사건 중 자금출처와 변제능력이 불분명한 탈루 혐의자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금융위, 행안부, 금감원도 대출 규정 미준수 의심 사례는 금융회사 검사 등을 통해 규정 위반 여부를 확인하고, 대출금 사용목적과 다르게 유용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대출금을 회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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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실거래 신고내역 분석 결과 최근 수도권 비규제 지역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매매법인 등 법인의 주택 매수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개인에 대해 적용되는 대출, 세제상의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동산 매매법인 등의 거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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