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비율 상향에 재개발 조합 '발등의 불'
최대 30%까지 상향 가능한 개정안 규제개혁위원회 통과
8월 초 전까지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하면 상향 피해
불광5 등 최대한 빨리 신청한다는 방침이나 '코로나19'가 변수
사유재산 과도한 침해라는 지적도 "사업성 악화 우려 문의 전화 잇따라"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사업계획승인을 준비 중인 서울 재개발 조합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가 오는 8월부터 사업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임대주택을 최대 30%까지 짓도록 법규를 개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개발 사업 때 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 상한을 20%로 높이는 내용을 담은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조합설립인가 단계의 서울 재개발 조합이 사업성 악화 우려로 혼란을 겪고 있다. 개정안은 현재 서울 10~15%, 경기ㆍ인천 5~15%인 수도권 재개발 단지의 전체 주택 대비 임대주택 비율 상한을 20%로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개정안에는 지방자치단체장 권한으로 이 비율을 최대 10%포인트까지 올릴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재개발 추진 구역들은 비상이 걸렸다. 규정대로라면 건립 물량의 최대 30%까지 의무적으로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우 시행령이 개정되면 상한선인 30%까지 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을 높이도록 조례를 개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개정된 시행령은 오는 8월 초부터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까지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하지 못한 재개발 조합은 상향된 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을 적용받는다.
현재 서울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앞둔 재개발 조합은 총 50곳이다. 성북구가 9곳으로 가장 많고 용산구 7곳, 동대문구 6곳, 성동구 5곳, 동작ㆍ영등포구 각 4곳, 강북ㆍ관악ㆍ노원구 각 3곳, 은평구 2곳, 종로ㆍ서대문ㆍ송파ㆍ중구 각 1곳 등이다.
구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각 조합은 오는 8월 이전에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각 구청에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서는 토지이용계획 수립은 물론 교통영향평가, 소음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등 각종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2010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은평구 불광동 불광5구역 조합은 오는 8월 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불광5구역 조합 관계자는 "세입자에게 주거대책비를 지급해야 하는 등 각종 조치로 재개발 사업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임대주택 비율까지 높아지면 조합원의 불이익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가능하면 기한 안에 은평구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도 변수다. 현재 서울시와 지자체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조합원 총회 개최 자제를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위해서는 총회 개최가 필수적이다. 이 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이 가능할지 말지가 달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지막 달동네 중 한 곳을 재개발하는 성북구 정릉골 조합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할 수 없어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여부에 대해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이 어려운 조합들의 경우 사업성 악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2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용산구 보광동 한남2구역 조합은 각종 절차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 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조합 관계자는 "하루 동안 사업성 악화를 걱정하는 조합원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대단지로 조성될 구역이기에 개정안에 따라 임대주택이 몇백 가구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축심의라도 끝이 났다면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타진해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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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 확대가 조합원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서울의 한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지자체가 임대주택 의무 공급 비율을 10%포인트 높이면 사업을 포기하는 조합도 생겨날 것"이라면서 "서울시 땅이 아닌 조합원의 땅인데 재산권을 제약하는 것이 과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에 이어 재개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서울 주택 공급이 더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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