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 방문해 소상공인·직원 애로사항 점검
코로나 대출병목 해소 지원, IBK투자證 CEO 외부 영입 통한 순혈주의 타파 성과
노조와 소통은 숙제

암행어사式 지점 찾는 '코로나 소방수'…취임 100일 맞는 윤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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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서울 동대문, 불광역, 홍대역, 성수동. 안산 상록수, 신고잔. 대전, ….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소방수'로 나섰다. 오전 출근길은 물론 오후 업무 중간 틈틈이 시간을 내 거의 날마나 서울과 수도권 등 영업점을 방문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 피해와 자금난이 심각해지자 소상공인ㆍ중소기업의 자금줄이자 최후의 보루인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코로나19 금융지원에 팔을 걷었다.

윤 행장은 '현장형' 최고경영자(CEO)로 불린다. 집무실로 올라오는 서류만 보는 대신 영업점을 찾아 소상공인과 직원들의 애로를 눈으로 살피고 귀로 듣는다. 코로나19 사태로 현장 방문 횟수는 더욱 늘고 있다. 영업점 방문은 주로 불시에 조용히 찾는 '암행점검' 형태로 이뤄진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고, 밀려드는 대출 업무로 바쁜 직원들에겐 행장 방문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이번주에 들렀던 한 지점에서는 고객 30여명이 대기하는 모습과 대출 진행 상황만 살핀 후 직원들과는 대화 한마디 나누지 않았다. 고객들과의 대화를 통해 대출 접수는 잘 이뤄졌는지 등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직원들 불편사항 및 코로나 예방 수칙 준수 현황만 눈으로 살피고 돌아왔다. 윤 행장이 다녀 간 사실을 뒤늦게 안 직원들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요즘 윤 행장의 머릿속은 온통 코로나19 피해 지원방안으로 가득 차 있다. 대출 병목의 원인으로 지목된 지역신용보증재단 심사 업무를 지난 6일부터 기업은행이 위탁한 것도 윤 행장과 직원들이 머리를 맞댄 결과다. 내부적으로 전산 연결이 간단치 않아 심사 위탁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고민 끝에 '해보자'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이로 인한 '간편보증' 공급 규모는 시행 첫날 561억원에서 속도가 붙어 사흘만인 8일 기준 500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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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익성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ㆍ중소기업 대출창구인 기업은행이 수익성에 방점을 찍으면 결국 '비 올 때 우산뺏기'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기획재정부도 기업은행에 대한 경영실적 평가 등에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점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 내부적으로는 순혈주의를 깨고 계열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평가받는다. 윤 행장은 지난달 IBK투자증권 사장으로 외부 출신인 서병기 신영증권 IB 총괄부사장을 영입했다. 전임자인 김영규 전 사장이 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었던 만큼 차기 IBK투자증권 CEO는 은행 임원 출신 몫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자본시장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윤 행장이 과감히 외부 인사를 영입, 자회사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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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의 관계 개선은 외부 출신인 윤 행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상반기 핵심성과지표(KPI)의 사실상 폐지를 주장하며 윤 행장을 코로나19 업무 가중에 따른 주52시간제 위반으로 고발했다. 정작 노조가 속한 금융노조는 코로나19 금융지원 강화를 위해 정부와 손잡고 주52시간 초과근무를 예외 허용하는 움직임에 동참했다. 꾸준한 내부 소통을 통해 노조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외부 CEO로서 조직에 변화와 활력을 줌으로써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게 윤 행장의 숙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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