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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15일' 오직 상식만 승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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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G체크인 카운터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소가 설치돼 있다. 사전투표는 10일부터 11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G체크인 카운터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소가 설치돼 있다. 사전투표는 10일부터 11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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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책임을 남한테 전가한다"


가수 이장희씨의 대표곡 '그건 너'가 1975년 금지곡으로 지정된 이유라고 한다. '모두들 잠들은 고요한 이 밤에, 어이해 나 홀로 잠 못 이루나, 넘기는 책 속에 수많은 글들이 어이해 한 자도 뵈이질 않나.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때문이야'. 당시 공연윤리위원회의 생각은 "니가 잠 못 자고, 책 안 읽히는 걸 왜 남 탓을 하느냐" 정도 되겠다. 인간이 인간임을 유지하게 해주는 꽃 같은 마음을, 그리고 표현을, 망치로 두드려패고 콘크리트로 덮어버린 격이다.

그런 시절도 있었다. 상식은 산소와 같아서, 사라진 사회는 숨이 막힌다. 지금의 미국을 존재하게 만든 원동력 중 하나는 한 권의 얇은 책이었다. 제목은 '상식', 영국 출신 미국의 사상가 토머스 페인(Thomas Paine)이 썼다.


1776년 당시, 미국인들은 독립에 대한 확신이나 의지가 강하지 않았는데 '상식'이 이를 보편적 상식으로 자리잡게 했다고 한다. "하나의 대륙이 섬에 의해 영구히 통치돼야 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너무나 불합리하다. 자연을 보라. 위성이 그의 행성보다 큰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 그의 간명한 비유였다. 미국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는 “페인의 펜이 없었더라면 조지 워싱턴의 칼은 쓸모없었을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정치는 개인의 사회적 삶을 규정한다. 한국에서 개인은 4년에 한 번씩 국회 구성 결정의 기회를 얻는다. 사회의 기본적 룰과 방향성을 정할 수 있다. 다시 그 때가 왔다. 이번에도 온갖 논란과 비판, 공방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의가 됐든, 권력욕이 됐든, 의도를 떠나 승부 앞에서 부끄러움은 일단 미뤄놓게 된다. 특히 억울한 것은 연동형 선거제의 싹이 오르기도 전에 밟혔다는 점이다. 내가 찍는 표가 어떻게든 의석 수로 연결된다는 고리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 소수에 대한 배려는 공허해진다. 주류는 아니지만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생각과 주장도 설 땅을 잃는다. 근본적인 변화의 동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 나오는 대사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투표해야 한다. 적어도, 무도한 몰상식과의 완전한 결별을 위해서다. 법은 최소한의 상식이며, 헌법에는 인간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이 명시돼 있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믿을 수 없다. 오직 상식만 승리하길 바란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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