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표준저항소자' 개발.. 국가저항표준체계 확립

KRISS 전자기표준센터 박재성 책임연구원이 고품질 탄화규소 그래핀을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양자 전기 표준체계에 기여할 새로운 표준저항소자를 개발했다. 해외에서 들여오던 표준저항소자를 직접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저항표준체계를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차세대 양자 전기 표준체계에 기여할 새로운 표준저항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그래핀을 표준저항소자로

래핀 기반 단일 표준 저항 소자(좌), 고저항 어레이 소자(우)

KRISS 전자기표준센터 연구팀이 개발한 표준저항소자는 꿈의 소재로 불리는 탄화규소 그래핀을 활용한 소자다. 기존 GaAs(갈륨비소) 반도체 기반의 양자홀 소자보다 높은 온도(4.2K 이상)와 낮은 자기장(5T 이하)의 효율적인 실험환경에서 표준저항 구현이 가능하다.

박재성, 채동훈, 김완섭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1600℃ 이상의 고온에서 고품질 탄화규소 그래핀을 성장하고, 이에 적합한 소자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그래핀 기반 양자홀 단일 표준 저항(12.9 kΩ)과 10개의 소자가 직렬로 연결된 '129 kΩ의 그래핀 기반 양자홀 고저항 어레이(array) 소자' 제작에 성공했다.

독일, 미국에 이어 세번째

그래핀 기반 고저항 소자의 양자홀 효과와 특성 평가

그래핀을 성장해 양자홀 단일소자로 구현한 것은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번째다. 특히 10개의 양자홀 단일소자를 직렬로 연결한 '정밀 양자홀 고저항 어레이 소자'의 구현은 세계최초다.

KRISS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국가저항표준체계도 확립하게 됐다. KRISS는 2008년 양자홀 저항 정밀측정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국가저항표준시스템을 확립·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표준저항소자를 해외측정표준기관에서 받아 왔다.

박재성 책임연구원은 "KRISS에서 자체 제작한 표준저항소자를 올해부터 해외측정표준기관에 보급해 국제비교할 예정"이라며 "이번 성과는 양자 전류표준 분야로 응용이 가능해 미세전류 측정과 발생기술이 사용되는 기기의 신뢰성 향상 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응용물리분야의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 3월호에 게재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