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 쓰고 포옹까지…'사회적 거리두기' 사라진 유세 현장

4·15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가 5일 오후 종로구 무악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종로구 평창동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치권이 대규모 동원 유세를 지양하고 율동과 로고송이 없는 차분한 유세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지도부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부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물론 후보자와 유권자 간의 악수, 포옹 등의 살가운 인사가 여전해 눈총을 사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일 오후 종로구 무악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유세를 마치고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5일 종로구 무악동 거리유세에 나섰다. 당시 이 위원장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했으나, 유권자와 사진을 찍거나 대화를 할 때는 마스크를 벗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그는 지난 3일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 사격하기 위해 방문한 강원도 춘천 제일중앙시장에서도 시민들과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악수했다. 시장 순회에는 춘천에 출마한 민주당 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정만호(춘천철원화천양구을) 후보가 동행했다. 이 위원장이 민주당 후보들과 시장을 돌자 시민들이 몰려와 악수를 하고 가거나 셀프 카메라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주말인 지난 4일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거리유세 도중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황 대표는 5일 종로구 충신시장 거리유세에서 시민과 포옹을 하거나 스스럼없이 어깨동무하며 사진을 찍어주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부 시민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황 대표와 포옹하는 등 정부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주이삭 국민의당 선대위 부대변인은 5일 "여야 정당들의 선거유세 현장 모습은 지지자들을 한데 모으며 집중유세를 펼치고, 비록 장갑을 꼈지만 다수 유권자와 악수를 하는 모습이 보여 사회적 거리두기와 거리 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를 몸소 실천하며 유권자와 최대한 대면 접촉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도 있다. 나경채 정의당 광주 광산갑 후보는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일부터 전기 자전거를 타고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한 조성환 민주당 후보도 밀양에서 의령까지 자전거를 타고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