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청약대기·코로나 변동성"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4.6억 위로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이 지난해 7월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며 4억6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2ㆍ16 대책으로 고가 주택에 대한 담보 대출이 제한된 데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노린 청약 대기자도 증가하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확대 우려도 전세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 가격은 지난달 4억600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4억3888만원에서 7월 4억3908만원으로 오른 후 꾸준히 상승해 4억6000만원 선을 넘어섰다. KB국민은행 리브온 월간주택가격 동향에서도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은 지난달 4억5061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4억5000만원을 웃돌았다.

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말 기준 9개월 만에 하락했다. 그러나 전셋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 전용면적 61㎡ 매매 가격은 지난 2월 초 17억7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이후인 같은 달 29일 17억원으로 떨어졌다. 반면 전세는 저층이 지난달 28일(4층)과 31일(2층) 각각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계절적 전세 성수기인 지난해 12월31일 12층이 같은 가격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오른 것이다.

다만 보유세 부담 증가에 따른 전세의 보증부 월세 전환은 아직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날까지 전ㆍ월세 확정일자를 기준으로 집계된 서울 전세 비중은 12월 70.6%, 1월 71.5%, 2월 71.5%, 3월 74.6%로 증가세다. 반면 월세ㆍ준월세ㆍ준전세 계약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었다.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준전세(반전세) 비중은 12월 13.8%, 1월 11.1%, 2월 11.9%, 3월 10.0%를 기록했다.

전월세전환율도 감정원ㆍKB 통계 모두 지난해 중순부터 하락 추세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하락하면 집주인들의 월세 수입이 감소한다는 의미다. 월세ㆍ반전세 공급 물량은 증가하나 여전히 전세 수요가 많은 데 따른 결과다. 시장에선 공급이 부족한 전세 가격이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