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언택트 시대 온라인 강의 서비스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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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수업을 2주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대학 본부에서 받은 이메일을 보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4월이 오고, 벚꽃이 한창이며 시끌벅적할 연구실 밖 캠퍼스 풍경이 너무도 삭막하다. 젊음과 웃음이 가득하던 캠퍼스가 황량한 사막같이 변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다. 학생과 교수는 캠퍼스 강의실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화상으로 만나거나 아예 자체 제작한 영상을 업로드해 수업을 듣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만이 터져나오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재직하는 학교의 학생 의견을 수렴해보니 모두 다른 출석 방식으로 인한 혼란과 수업의 질이 떨어졌다는 지적, 매주 출석 증빙으로 과제를 해야 해 과제의 양이 너무 많아졌다는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재택 수업이 부실하기 때문에 등록금을 환불해줘야 한다는 여론도 조성되고 있다.

불만은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강의가 생소한 교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학생들이 한 많은 과제물을 매주 채점해야 한다. 실험이나 실습을 해야 하는 수업이나 팀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수업은 전체 커리큘럼을 수정해야 했다.


그렇다면 직원들은 어떤가? 밀려드는 교수와 학생의 불만, 항의에 응답하고 관련 기자재 점검, 온라인 강의 촬영 환경 구성 등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다.

막상 이런 일이 닥치고 보니 그동안 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들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위기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고, 그에 대해 대비를 잘 해둔 곳만 살아남는다. 특히 학생 수가 계속해서 줄고 있어 무한 경쟁 체제로 내몰린 대학들의 경우 이는 생존과도 연결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


미네르바 스쿨의 성공은 비대면 강의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강의만 온라인으로 하면 되는가? 필자도 운영해본 온라인 강의에서 학생들의 로그 기록을 살펴보니 대부분의 학생이 시험 직전에 강의를 몰아 듣는 현상을 발견했다. 더불어 75분 길이의 강의를 5분, 10분씩 끊어 듣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에게 온라인 강의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보여준다.

큰 성공을 거둔 유튜브라는 동영상 채널에서 제공하는 영상은 대학 강의와는 달리 대부분 10분 내외의 영상으로 짧다. 집중력을 발휘해서 보기 좋은 시간이다.


실제 연구에서 학생들은 e러닝 수업이 시작된 후 6분 이내에 다른 행동을 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최대 집중력이 발휘될 수 있는 시간의 길이를 활용해 알차게 구성한 짧은 강의들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은 언택트(untact)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음식을 직접 가서 먹거나 포장해오던 것에서 전화로 배달시키는 것으로 변화했고, 이제는 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비대면으로 주문하고 결제까지 끝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문앞에 배달 음식이나 물건을 놓아두고 간 후 문자 메시지로 배달 완료라고 연락이 오기도 한다. 이 모든 변화는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언택트 시대에 온라인 강의의 소비자인 학생들은 무엇을 요구하는가? 제대로 된 비대면 수업을 위해 학생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인프라 확충과 강의의 질 제고에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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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희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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