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가는 곳에서 'MZ'놀이터로…백화점의 변신
신세계 영등포, 분식 맛집 유치
의정부점은 아파트를 그대로…리빙 쇼룸 강화
롯데 영등포, 전통깨고 1층 영캐주얼·식품관으로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이승진 기자] 백화점이 '백화점=고루하다'라는 인식을 떨쳐버리고 잠재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ㆍZ세대의 합성어)를 공략하기 위해 변신에 나섰다. 오프라인 상품기획(MD) 구성을 과감히 개혁하고 업계의 상식을 뛰어넘는 새롭고 화려한 퍼포먼스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전투가 치열하다.
◆백화점에 떡볶이, 모델하우스= 지난달 27일 오후 4시께 방문한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이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리뉴얼 대장정의 마지막 순번인 패션관 지하 식품관과 해외패션관 개편을 마친 날이다. 패션관 지하 1층 푸드코트는 짧아진 근무시간 덕분인지 평일 오후임에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1030세대의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맛집 MD 구성을 한 효과도 있었다. '방배동 떡볶이 맛집' 홍미단은 이날 신세계 영등포점에 첫 분점인 2호점을 냈고, 서울호떡도 백화점에 처음 진출했다. 심플리비비큐나 윤스키친, 도가원, 송우리 닭공장, 키미김밥은 신세계백화점 기준 최초 입점 사례다.
중학생 김지연(가명)양 외 2명은 "타임스퀘어에서 옷 구경을 하고 넘어왔는데 백화점 음식치고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아 좋다"며 "오늘은 떡볶이랑 녹차 콘 아이스크림, 만두를 샀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10년 만의 리뉴얼 오픈 효과는 가시적이다. 본점 출신 홍미단 직원은 "오늘이 오픈 첫날인데 아직 본점만큼은 매출이 안 나오지만 걱정이 크던 터라 손님 한 분 한 분이 너무 고맙다"며 웃었다.
지난달 31일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8층 생활매장에 새로 문을 연 '스타일 리빙' 1호 쇼룸은 업계 최초로 95㎡(약 29평) 규모의 아파트 내부를 그대로 매장에 옮겨놨다. 모델하우스처럼 아파트 내부를 그대로 옮겨놓고 가구, 가전 제품들을 판매한다. 신혼부부 등 이사를 앞두고 인테리어 고민에 빠진 고객들에게 말 그대로 '안내 지침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스타일 리빙 매장을 지나는 고객 중 젊은 커플들의 관심이 컸다. 여자친구와 매장을 찾은 30대 직장인 이지훈(가명)씨는 "연말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고 있는데 집값과 별개로 내부 인테리어 비용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며 "방문해서 도움도 많이 받고 실제 남의 집을 구경하는 듯해 재미도 있었다"고 말했다. 향후 스타일 리빙은 신규 점포는 물론 리뉴얼 매장들에도 확대 배치될 예정이다.
◆이케아에 한 층 통째로…'파격'= 현대백화점은 '럭셔리 리빙' 콘셉트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달 말 스웨덴 홈 퍼니싱 브랜드 이케아와 협업해 최초로 '도심형 매장'을 국내에 선보인다. 이달 30일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9층 리빙관에 '이케아 플래닝 스튜디오 천호'를 오픈한다.
소규모 도심형 매장으로 400여가지 제품이 배치된다. 여기에 홈 퍼니싱 전문가들에게서 침실, 거실, 주방 등 공간 컨설팅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천호점에 이어 주요 점포로 확장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2018년 백화점업계 최초로 선보인 '삼성 프리미엄 스토어' 역시 목동점과 판교점, 킨텍스점, 신촌점, 미아점 등에서 매출 호조를 기록 중이다. 이 5개 점포의 지난해 가전 매출 신장률은 2018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의 경우 MZ세대 고객 유치에 초점을 맞추고 다음 달부터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다. 백화점 1층에는 젊은 층 유동 고객이 적극 유입될 수 있도록 쇼핑몰과 같은 원웨이 동선으로 매장을 꾸민다. 국내 백화점으로서는 이례적인 시도다. 특히 1층에 전통적인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대신 2030세대의 선호를 반영한 식품관과 영 캐주얼ㆍ패션관으로 구성한다. 상층부에도 해외 패션과 컨템포러리 의류를 확대하고 스포츠 아웃도어 초대형 메가스토어도 입점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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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화점은 VIP 매출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이를 메우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나오고 있다"며 "백화점들의 고민이 정말 많은 시점으로 다들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변화 전략을 짜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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