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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해 "조국에 회유 전화 받아… 표창장 결재 안 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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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30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양에게 표창장을 준 적이 없고 보고 받은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또 지난해 9월5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에게 '표창장을 정 교수에게 위임한 것으로 해달라'는 회유성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정 교수 측은 최 전 총장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공박하는 데 주력했다. 그동안 법정 밖에서 조 전 장관의 딸에 대한 표창장 수여 사실을 줄곧 부인해온 최 전 총장의 증언을 놓고 검찰 측과 정 교수 측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최성해 "조국에 회유 전화 받아… 표창장 결재 안 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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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표창장 발급해준 적 없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8차 공판에서 최 전 총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증인석에 나온 최 전 총장은 조씨의 피의자 신문조서에 기재된 표창장 수령 경위에 대한 조씨 진술의 진위를 묻는 검찰 측 질문에 "표창장을 수여하는지도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증인 명의로 된 조민에 대한 표창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언론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최 전 총장은 "동양대에서 총장 명의의 상장이 총장의 승인이나 결재 없이 발급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변했다. 또 검찰 측이 "총장으로 채직하는 동안 조민이 받았다는 '최우수 봉사상'이라는 이름으로 포상을 발급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조민에 대한 표창방 발급에 대해 구두로 보고를 받았다든지 한 사실이 전혀 없는가"라는 질문에 "네. 없다"고 답했다.


◆"검찰 조사 앞두고 조국에 회유 전화 받아"=최 전 총장은 검찰의 동양대 연구실 압수수색 다음 날인 지난해 9월4일 오전 조 전 장관으로부터 표창장 발급을 위임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증언했다. 조 전 장관의 거듭된 부탁에 “혼자 결정할 수 없고 보직교수들과 규정을 살펴봐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는 게 최 전 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조 전 장관의 전화를 받았을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불쾌했고, 또 정말 법무부 장관이 되면 더 큰 요구를 받을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내가 위축이 됐다”고 답했다.


또 최 전 총장은 정 교수가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와 통화를 한 뒤 다시 문자를 보내와 보도자료를 오전 중에 내줄 것을 요청했다고 답했다. 이어 최 전 총장은 같은날 유 이사장과 김 의원도 전화를 걸어와 정 교수의 요구대로 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 같은 증언은 조 전 장관 등의 주장과 상반된 내용이다. 앞서 조 전 장관과 유 이사장, 김 의원 등은 최 전 총장과의 통화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실확인 차원의 통화였지, '표창장 발급 권한을 위임했다'고 인정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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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 측 최 전 총장 진술 신빙성 공박 주력= 정 교수의 변호인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반대신문에서 최 전 총장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게 만드는 정황들을 제시하며 맞섰다.


오전 검찰신문에서 최 전 총장이 지난해 9월3일 이전까지는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한 것과 달리 8월에 이미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들이 관련 질의서를 동양대로 보냈고 직원들이 대책을 논의했다는 점도 수상한 정황으로 제시했다.


이에 최 전 총장은 "당시 국회의원들이 하루에 다섯통도 넘는 질의서를 보냈다"며 "너무 많았기 때문에 다 확인할 수도 없었고, 직원들도 일일히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끼리 하는 회의 결과 보고 중에 정 교수 건이 이었다면 내가 기억을 할텐데 (보고) 받은 기억이 없다"며 "검찰의 압수수색 이전에 조민양의 표창장 존재 사실을 보고 받았다면 내가 그때부터 조사를 시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이후에도 "동양대에서 발급하는 표창장을 다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부총장 전결 상장도 꽤 있는데 어떻게 재개내역을 다 기억할 수 있느냐"는 등 최 전 총장의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최 전 총장은 그때마다 "표창장이 많지도 않았고 최종 결제가 올라온다"며 "정 교수 건이면 내가 다시 봤을 테고 분명 기억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성해, 조국에 양복선물 거절당해"= 변호인은 2017년 5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취임하자 최 전 총장이 축하를 위해 양복을 해주고 싶다며 집으로 재단사를 보내려 했으나 정 교수가 거절한 일도 거론했다.


최 전 총장은 "직접 거절했는지,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에게) 물어보고 거절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에 변호인이 "좌우간 거절했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또 2018년 8월 동양대가 정원 감축 대상 대학교로 지정되는 일을 피하기 위해 조 전 장관에게 청탁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의혹을 거론하기도 했다.


최 전 총장이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답하자, 변호인은 조 전 장관의 아들에게 최 전 총장이 연락을 시도한 정황을 제시하기도 했다.


변호인이 공개한 2018년 9월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조 전 장관 아들이 정 교수에게 "최성해 총장님이 저한테 전화했는데 일단 무시했다"고 말하고, 정 교수가 "왜 했지"라고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최 총장은 "조 전 장관 아들이 좋아하는 천연사이다 한 박스를 주기 위해 연락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성해 "조국에 회유 전화 받아… 표창장 결재 안 해"(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정경심은 막내동생, 조민은 며느리 얘기 나와= 최 전 총장은 표창장 의혹이 불거지기 이전까지는 정 교수를 비롯한 조 전 장관 일가와 친분이 좋았다고 증언했다.


변호인이 "동양대 내부에서 정 교수에 대한 신임이 두터워서 막내동생이란 말까지 나온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잘 모른다"며 부인했으나, 최 전 총장은 조 전 장관 일가와 서울의 고급호텔에서 식사를 여러 차례했고 이 자리에는 자녀들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최 전 총장은 특히 조 전 장관의 딸인 조민씨에 대해서는 "지인들에게 '며느리 삼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4년 여름에는 최 전 총장의 아들을 조민과의 식사자리에 불러 '소개팅'과 유사한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 밖에도 최 총장이 정 교수로부터 받은 조민씨 사진을 자신의 핸도폰에 상당기간 지니고 다니거나,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유명 오페라 공연에 조민씨를 초대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인 사실이 이날 반대신문 과정에서 공개됐다.


이같이 혐의와 무관한 신문이 이어지자 재판부는 변호인에게 몇 차례 "물을 필요 없는 질문이 나온다. 간략히 해줬으면 좋겠다"며 당부하기도 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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