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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과 절제' 경영 철학…구자원 명예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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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과 절제' 경영 철학…구자원 명예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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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 28일 영면에 든 진봉(晉峰)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사진)은 '균형과 절제'를 일평생 경영 원칙으로 삼았다. 오랜 세월 다양한 사업을 펼친 그는 "어떤 경우에나 양쪽으로 눈과 귀를 열어야 한다"면서 기업 경영에는 합리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곤 했다.


향년 86세에 숙환으로 유명을 달리한 구 명예회장은 1935년 경남 진양군에서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유가의 엄격한 가풍 속에서 교육을 받아 어릴 때부터 유난히 책임감이 강했던 그는 고려대 법대와 독일 퀼른대에서 법률학을 전공한 뒤 1964년 럭키에 입사하며 경영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구 명예회장은 '강한 책임감이 세계를 움직인다'는 경영 철학으로 금성사, 금성통신, 럭키개발과 금성기전, LG금속, LG정보통신에 이르기까지 40년에 가까운 시간을 LG와 함께 하면서 항상 '가슴이 따뜻한 경영인'으로 기억되고자 했다. 1979년에는 증권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국제증권을 이끌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업종을 경험한 구 명예회장은 과묵하면서도 날카로운 업무 처리와 정확한 판단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겼다. 무엇보다도 그의 경영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럭키개발 시절이다. 1986년 럭키개발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구 명예회장은 국내 최초로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을 적용한 올림픽 훼밀리타운 아파트를 건설하며 기존 주거 개념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여의도 LG트윈타워는 현대 건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재임 시절 완성한 LG인화원 역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요람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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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명예회장은 1999년 LG화재해상보험 계열 분리와 동시에 LIG손해보험(구 LG화재) 회장직을 맡으며 LIG그룹의 독립 경영 시대의 막을 올렸다. 손보사 중 홈쇼핑 판매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것은 물론 방카슈랑스 분야에서도 선도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등 보험 업계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그는 대한민국 자주국방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과 미래 방위산업에서 첨단 무기 체계 개발을 선도하겠다는 목표 아래 2004년 LG이노텍의 방위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구 명예회장은 인재 개발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한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인수 당시 매출 2000억원 규모였던 LIG넥스원을 오늘날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종합 방위산업체로 키워낸 주역으로 꼽힌다.

'진주의 산봉우리(晉峰)'라는 뜻의 호(號)를 가진 고인은 평생 등산을 즐겼다. 2002년 산악인 고 박영석 대장과 함께 남극의 최고봉인 빈슨 메시프로 원정을 다녀오기도 한 그는, 멀리서는 길잡이가 되고 가까이서는 영원한 버팀목이 되는 산과 같은 경영인으로 기억되는 삶을 살다 갔다.


유족으로는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구지연씨, 구지정씨가 있다. 장례는 유가족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1일 오전이며 장지는 경남 진주 선영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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