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8년래 최저수준 급락…사우디 "그래도 증산할 것"
WTI 24.4% 폭락
원유 과잉공급 우려
사우디, 증산 입장 재확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유가가 18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과잉공급으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4.4% 폭락한 배럴당 20.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는 14.1% 떨어진 24.67달러에 머물렀다. 일반적으로 유가 하락은 비산유국의 비용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글로벌경제 측면에서는 호재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전세계 수요와 공급이 모두 끊기는 상황이라 유가 하락은 경제에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18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유가는 앞으로도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사우디가 증산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이날 "다음달부터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하루 1230만배럴 생산량을 유지하라고 지시했다"고 확인했다. 사우디의 역대 최대 원유 생산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사우디는 저유가 대응태세도 갖췄다. 모하메드 알 자단 사우디 재무장관은 이날 500억리얄(16조7300억원) 규모의 예산 삭감 사실을 공개했다. 저유가로 줄어든 세수 등을 반영해 예산을 줄인 것이다. 외신들은 사우디가 재정수입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적자생존' 방식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했다. 사우디는 원유 생산 시설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더 증산하겠다는 방침도 밝힌 상태다.
경제 활동 등이 멈춰서면서 시장 전망치 역시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에너지 관련 투자회사 어겐 캐피털의 존 킬더프 창업파트너는 "사우디가 연일 불이 난 곳에 기름을 붓고 있다"면서 "유가는 저점 아직도 찾는 중으로, WTI는 배럴당 18달러 수준으로 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2분기 WTI와 브렌트유가 배럴당 20달러, 22달러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20달러 후반으로 예측했는데, 글로벌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자 2주만에 예상치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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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OPEC회원국인 이라크는 시장 상황 안정을 위해 석유수출국회의(OPEC)와 비회원 산유국간의 긴급 회동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적은 이라크는 이제라도 유가전쟁을 멈추고 감산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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