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침체 불가피해져
기관 목소리 작아질 가능성
전자투표 이용률 확 오를듯

한진 표대결, 시장전체가 주목
사외이사 선임대란, 결과 관심

올해 정기주총 이슈는...최대 변수 코로나, 빅이벤트는 한진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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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이민지 기자] 상장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왔다. 기업들은 이번 주총에서 주요 사업계획 승인은 물론 이사회 구성 등 한 해 농사를 책임질 주요 안건 처리를 위한 만반의 준비에 나선 상태다.


올해는 대형 이슈도 여럿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강화 움직임이 주목된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총에선 한진그룹의 남매 간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조원태 회장의 연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초 삼성전자, SK, 현대차, LG 등 56개 상장사에 대한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자산운용사들도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 움직임에 동참했다. KB자산운용은 전날 게임빌을 비롯해 골프존, 에스엠 등 총 7개 상장사에 대한 투자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한국밸류자산운용 역시 최근 KISCO홀딩스, 넥센 등에 대한 보유목적을 변경했다.


이는 작년 말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의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5%룰'을 완화한 영향이다. 5%룰은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 또는 지분율에 1% 이상 변동이 생기면 보유목적 등을 5일 이내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기관투자가들은 공시 부담은 줄이면서 일반투자로 분류된 기업에 대해서는 단순 투자성격을 넘어서는 주주권 행사 창구를 마련한 셈이다. △경영진 면담 △주주제안 △위법행위 임원에 대한 해임 △정관 변경 등을 이전보다 수월하게 기업에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상장사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은 기업의 배당정책, 임원들의 보수 책정 등의 사안과 관련해 경영진 면담부터 주주제안까지 단계별 주주활동에 과거보다 더 손쉽게 나설 수 있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윤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부연구위원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시점 이후 국내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 활동과 주주제안이 급증하고 있다"며 "전체 투자기업 대비 반대의견을 내는 비중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올 주총 주주권 행사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사태 수습이 어려워지면 기관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당분간 국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만큼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기업들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의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올 주총 풍경도 확 바꿔놓을 전망이다. 그동안 유명무실하던 전자투표제가 빛을 볼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상장사 전자투표 의결권 행사 비율은 5% 수준에 머물렸다. 하지만 올해는 이미 삼성전자, 현대차, CJ그룹 등 주요 기업들이 전자투표 도입을 결정하고,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전자투표 이용 계약을 체결한 상장사는 지난달 기준 1486개사로 전체 상장사 2354개사 가운데 63.1%에 이른다.


기업의 경영 의사 결정권을 가진 이사회 구성도 주총 주요안건 중 하나다. 주요 상장기업들의 사내외 이사 임기가 속속 만료돼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하거나 신규 선임하는 의안 의결이 필요한 상태다. 특히 사외이사의 경우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임기가 최대 6년(계열사 포함 9년)으로 제한됨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대란도 예고된 상태다.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신규 사외이사를 뽑아야 하는 상장사는 566개사로 총 718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해야 한다. 코스닥 상장사의 한 관계자는 "인력 풀이 한정돼 있다 보니 업종이 비슷한 경우 검토하고 있는 후보자들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그룹별 개별 주총 안건도 관심사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되는 곳은 단연 한진그룹이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주주연합(KCGIㆍ반도건설ㆍ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칼은 지난 5일 이사회를 통해 조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책임자(CFOㆍ부사장)를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주주연합 측은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퇴진과 전문경영인체제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대립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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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대림산업의 경우 이해욱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부당공동행위, 부당내부거래 등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와 불구속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어 기관투자자들의 불신임 가능성이 높다. 배당 성향과 배당수익률이 동종업계 대비 낮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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