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반환 안 되나요" 대학가, 온라인 강의…학생들 '분통'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요 대학 '사이버 강의' 대체
전국 대학생 12613명 중 83.8% '원격수업 대체 기간 중 등록금 반환' 동의
학생들 "사이버 강의 양질일 것이라 기대하지 않아" 분통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학은 개강을 연기하고 재택 강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대학생이 집에서 재택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모습/사진=김슬기 기자 sabiduriakim@asiae.co.kr
[아시아경제 김슬기 인턴기자] "학교에 가서 교수님 수업을 듣는 것도 아니고 교수님과 대면하지도 못하는 강의를 들으면서 400만 원 가까이 되는 등록금을 전부 내야 하나요?"
대학생 A(25) 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대학들이 재택 및 원격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등록금을 그대로 받으면서 진행한다는 게 어이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일 오후 '코로나19 관련 정책 발표'에서 질병관리본부, 시도교육감, 관련 전문가 등과 협의를 거쳐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학의 학사일정 조정과 지원방안을 최종 결정했다.
이날 교육부는 "대학교의 경우 3월 중엔 원격 재택 수업을 하도록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2주간 개강을 연기한 상태이지만 이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등교수업을 하지 않고 원격수업, 과제물 활용 수업 등의 재택수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부 대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를 통해 제대로 된 학습을 기대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
올해 공과대학에 입학하는 신입생 B(24) 씨는 "입학하는 과는 조별 과제와 실습이 많은 학과인데 사이버 강의가 무슨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 일부조차 반환하지 않겠다는 대학의 결정에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런 가운데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 기간 중 등록금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전국대학학생회 네트워크(전대넷)는 "교육부에 등록금 부분 환불을 요구했지만, 교육부 측이 등록금 부분 환불은 법적으로 어렵다고 답변했다"라고 말했다.
전대넷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교육부 실무진과의 소통 회의에서 '법적으로 등록금 반환은 어렵다', '교육부는 질병관리본부에서 내는 것을 전달할 뿐 세세한 부분에 대해 권고를 하는 것은 대학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들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 2일 전대넷이 공개한 전국 대학생 12613명 대상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83.8%가 '코로나19에 따른 개강연기, 원격수업 대체 기간 중 등록금 반환'에 동의했다. '매우 필요하다'에 답한 대학생은 7547명(59.8%), '필요하다'라는 3023명(24%)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대학의 대응조치로 본인이 겪고 있는 대학 생활 관련 피해'는 5163명(40.9%)의 학생이 '온라인 수업 대체로 인한 수업 부실'이라고 응답했다.
대학생 자녀를 둔 자영업자 C(57) 씨는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강의만 듣고 있는 게 실제로 학습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때문에 가계 소득이 좋지 않은데 대학에서 재택 수업만 제공하면서 비싼 등록금을 받아 가는 게 부담이 된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현행법상 등록금 부분환불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달 이상의 개강 연기가 지속되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회원 대학들에 "전체적인 학사일정 등을 고려해 개강을 추가로 연기하지 않고 '재택 수업'을 추진하자"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2013년 3월부터 시행된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3조에 따르면 '대학이 수업을 한 개월 전 기간에 걸쳐 휴업한 경우 해당 월의 등록금은 면제 또는 감액해야 한다'로 되어있다. 관련 법에 따르면 대학이 재택 수업을 진행하는 학사 운영 방안은 휴업으로 볼 수 없다.
학생들은 교육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학이 제공하는 원격 수업의 질이 좋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확 늙는 나이 따로 있었다…"어쩐지 체력·근력 쭉...
미디어콘텐츠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D(23) 씨는 "학과 특성상 조별과제와 실습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강의가 많아 재택 수업으로 현장 수업보다 더 나은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