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동반성장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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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지러워도 미담은 있다. 최근 코로나19 광풍으로 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일부 건물주를 중심으로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전주 한옥마을을 필두로 서울 남대문시장, 대구 서문시장, 인천 복합쇼핑몰 등에서 동참하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이 이어진다. 금융권과 대기업 등 사회전반에서 뜻을 같이 하고 있어 따뜻한 자본주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자본(capital)은 원래 '짐승의 머리'에서 나온 말이다. 라틴어의 카푸트(caput)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 용어는 당시 농가의 가장 중요자산이었던 소를 의미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상품, 자금, 자산 등을 포괄하게 되었다. 근대적 형태의 자본주의는 피렌체와 같은 도시국가에서 중상주의가 출현한 데서 유래를 찾을 수 있는데 당시는 상품 생산과 교환이라는 유동자산이 자본의 중심이었다.

자본주의란 생산과정에서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와 이윤을 추구하는 경제체제다. 자본주의는 그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다. 자본주의가 형성된 1820년과 1998년 사이 세계 경제는 50배가 성장했고 개인은 평균 9배 이상으로 소득이 증가했다. 자유로운 시장이 생산과 가격을 결정하고 자원을 배분하는데 성공한 덕분이었다.


21세기에도 세계경제는 평균 3% 이상 성장해왔다. 그러나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저성장, 저고용이 장기화되면서 '뉴 노멀'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특히 제조업의 비중이 줄어들게 되어 지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도 2%포인트 낮아졌다. 많은 자본이 생산설비보다는 임대 소득을 늘리는데 몰리면서 경제의 활력과 역동성이 사라지게 되었고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통계를 보면 2015년 기준 미국은 상위 계층 1%가 전체 소득의 21.2%를 소유하고 있고, 우리도 14.2%를 차지하고 있다. 자본가들의 주주이익만을 추구하거나 지대(rent)를 추구한 결과였다.

지난해 9월 유력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놀라운 기사가 실렸다. '자본주의: 재설정(reset)을 위한 시간'이라는 특집이었다. "자본주의 모델은 지난 50년간 평화, 번영, 기술 진보를 가져왔고 더 많은 일자리, 자금, 세금을 제공하는 부를 창출하는 기반"이었다고 전제하고 "세계적으로 빈곤을 줄이고 생활수준을 높이는데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뉴 노멀 현상이 지속되자 FT는 생산성의 둔화,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주주중심의 이윤 극대화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고객, 노동자와 함께 나누는 사회적 책임을 가질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불로소득을 누리는 '임대 자본주의(rentier capitalism)'에서 벗어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보상을 받는 따뜻한 자본주의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1월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임대료 인상 상한이 9%에서 5%로 낮아지고 계약갱신 요구권이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2017년 4분기에서 2018년 1분기 사이 이미 임대료가 30%나 폭등한 바 있어 임대 자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소상공인의 임대료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 '착한 임대인 운동'은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배려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나아가 이 운동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를 돌아봄으로서 따뜻한 자본주의를 실천하는 행동이다. 이 운동이 지속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고려한 자본주의의 재설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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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동반성장위원회 전문위원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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