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노동자 사망사고 많은 사업장, 포스코 포항·삼성전자 기흥 등 11곳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부가 하청의 사망사고 비중이 높은 원청 사업장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삼성전자 기흥공장,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등 11곳을 공표했다. 지난 2018년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 도입 이후 사업장 명단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고용노동부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삼성전자 기흥공장,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현대제철 주식회사, 포스코 광양제철소, 한국철도공사, 엘지 디스플레이, 대우조선해양 주식회사, 에쓰-오일, 르노삼성자동차,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 등 11곳이 하청 사망사고 비중이 높은 원청 사업장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2018년 도입된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의 일환으로, 이 관리제는 원·하청이 함께 일할 경우 같은 유해·위험요인에 노출되고 ▲원·하청간 의사소통의 부족 ▲관리시스템 미흡 ▲안전관리 역량 차이 등에 의해 사고가 발생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산재예방을 위해 전체 사업장을 총괄 관리하는 원청이 산재통계도 통합적으로 관리하도록 한 것이다. 적용대상은 제조업, 철도운송업, 도시철도운송업 1000인 이상 사업장이며, 원청과 하청을 합친 사고사망만인율이 원청의 사고사망만인율 보다 높은 사업장을 추린 것이다.

공표된 11개 원청 사업장 소속의 하청업체는 총 6460개소이고,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는 총 8만4519명(원하청 통합 17만6795명, 원청 9만2276명)이다. 사고사망자는 총 17명으로 이 중 16명이 하청업체에서 발생했고,사망사고 발생 하청업체는 12개소로 50인 미만이 7개소(58.3%)였다.

사고사망만인율은 원·하청 전체는 0.961?, 하청은 1.893?, 원청은 0.108?로 집계됐다. 사고 발생 유형은 질식 7명, 추락과 끼임이 각 4명이었다.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는 2020년부터는 500인 이상 사업장, 2022년에는 ‘전기업(태안발전소 등 발전업 포함)’까지 확대된다.

하청노동자 산재 감소를 위해서는 ▲개별실적요율제 개편 ▲자율안전 보건관리 시스템 지원 ▲공공기관 안전대책 등이 추진된다. 산재발생 정도에 따라 산재보험료를 할인 또는 할증하는 개별실적요율제를 개편해 원청의 산재보험료에 하청의 산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관련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와 함께 지난달 16일 시행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은 도급인에게 모든 관계 수급인 노동자에 대한 안전·보건책임을 부여한 만큼 이를 사업장에서 준수할 수 있도록 매뉴얼 및 지침을 개발해 현장안착을 지원한다. 아울러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안전관리 배점도 기존 2점에서 6점으로 상향하고, 중대재해 발생 귀책사유가 있는 기관장은 해임건의토록 하는 등 공공기관 모범사례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박영만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원·하청 사업주에게 서로 위험정보를 알려주고, 꼼꼼한 안전조치 없이는 작업을 하지 않도록 하며, 원·하청 노동자들도 다소 불편하더라도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