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라임자산 불완전판매 의혹
2017년 말부터 2018년 중순까지
대신證 반포WM센터 펀드 영업때
돈부터 받고 6개월 뒤늦게 계약서 사인
반포 투자자들 민사소송 예정
TRS계약 몰랐다는 투자자도 많아
판매사들 고지 여부 놓고 공방 예상
일부 은행서도 투자정보 임의작성
PB조차 TRS상품 모른채 판매 논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고형광 기자, 박지환 기자] 지난해 10월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논란을 빚은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대한 불완전판매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반포 WM센터는 2017년 말부터 2018년 중순까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펀드 판매 과정에서는 상품의 위험 사항을 고객에게 바로 알리고 그 자리에서 서명도 필수로 받아야 한다.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 단순 금융 상품을 가입하려 해도 1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이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반포 WM센터에서는 우선 계약자들에게서 돈부터 받고 6개월가량 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계약서에 서명을 받는 식으로 영업을 해왔다. 또 펀드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가 '위험투자형'인지 '안전추구형'인지를 구분하는 투자 성향 분석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법무법인 우리는 조만간 반포WM 투자자들을 대리해 대신증권과 장모 전 WM센터장, 라임자산운용을 고소하고 계약 취소를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낼 예정이다. 앞서 대신증권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개인 투자자에게 총 692억원어치 팔았다. 이 중 500억원가량이 반포 WM센터에서 판매됐다.
증권사들과 라임운용이 체결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도 커지면서 관련 불완전판매 논란도 뜨겁다. 최근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환매 중단 모펀드인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2호'의 예상 회수율이 각각 50~65%, 58~77%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라임 펀드 자금 상환율이 약 50%에 이르는 만큼 TRS 계약을 맺은 자펀드 가입 투자자들의 손해는 더 커진다. TRS 펀드 자체가 반 토막 난 상황에서 상환까지 뒤로 밀리면 아예 회수가 불가능한 경우도 나올 수 있다.
한 라임 펀드 투자자는 "상품 가입 때 TRS에 대한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면서 "증권사가 나보다 먼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종의 후순위 채권인데 누가 돈을 넣겠느냐"고 토로했다. 향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이나 소송에서 판매사들이 관련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어디까지 제대로 설명했느냐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자본시장법 제47조와 시행령 제53조에는 '금융투자 상품의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 투자에 따르는 위험'이라고만 나올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이 때문에 TRS 계약으로 일반 투자자가 증권사보다 후순위 채권자가 된다는 점을 투자자가 펀드 가입 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은행권에도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에 이어 '라임 펀드' 불완전판매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 은행 지점에서는 라임 펀드 판매를 위해 투자자 정보 확인서를 투자자 모르게 임의로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담당 프라이빗뱅커(PB)조차 판매한 라임운용 펀드가 증권사와의 TRS 계약이 체결된 상품인지 모른 채 팔았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이미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판매사 대표인 우리은행 측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사 책임자들뿐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상품을 직접 판매한 PB들을 대거 고소했다. 은행권에서 판매한 환매 중단 가능 라임운용 펀드의 규모는 우리은행 3259억원, 신한은행 2756억원, 하나은행 959억원, 경남은행 200억원 등이다.
피해자 측은 "불완전판매가 10년 동안 근절되지 않은 것은 판매 일선에 있는 지점장을 비롯한 PB들은 형사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과 관행이 광범위하게 깔려 있기 때문"이라며 "잘못된 불완전판매 관행이나 사기적 판매 권유가 얼마나 심각하게 금융시장의 질서를 교란하고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지를 확인해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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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은행 측은 펀드 판매를 대리했을 뿐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며 오히려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판매사 공동대응단을 구성해 펀드 실사를 진행하고 있고, 실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펀드 지급 시기 재조정을 요청하고 법적 조치를 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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