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TC, 빅5 IT기업 조사 확대

지난 10년간 중소기업 인수 정보 요구

"잠재적 경쟁자·신생기업 관련 불공정 거래 중점적으로 볼 것"


美 FTC, IT공룡 향해 반독점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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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5대 정보통신(IT) 기업에 대해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 인수와 관련한 상세정보를 넘기라고 명령했다. 미 FTC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곳으로 대표적인 규제기관이다. 과거 FTC가 이들을 대상으로 시장지배력을 남용했는지 광범위하게 살펴본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해 한층 더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FTC는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 5개 IT 기업에 최근 10년간 중소기업 인수와 관련한 정보를 넘길 것을 명령했다. 구체적으로는 2010년부터 2019년 사이에 이뤄진 중소기업 인수 관련 사안 중 인수 범위와 목적 등을 포함한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FTC는 "거대 IT기업들이 잠재적인 경쟁자나 신생기업과 관련해 불공정한 거래가 있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조사에 특별한 목적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MS 대변인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FTC 측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외 4개 기업은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FTC가 IT기업을 대상으로 한 반독점 조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FTC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거대 IT기업을 대상으로 이들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경쟁을 훼손했는지 조사를 해 왔다. 또 FTC는 지난해 IT업계 전반에 걸쳐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를 점검할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FTC는 구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일부 알고리즘을 수정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등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이에 비춰볼 때 이번 조사는 과거와는 한층 조사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 법무부 역시 별도로 조사를 진행중이다.


미 정부가 5대 IT 대기업을 겨냥한 것은 이들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커져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할 위험성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5개 IT기업의 합계 시총은 약 5조2000억달러(약 6038조원)에 이른다. 이들 5개 기업은 S&P 500의 500대 기업의 1%에 불과하지만, 기업가치로만 보면 전체 시총의 17%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IT기업들이 새로운 스타트업이 경쟁자로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수하는 이른바 킬존(kill zone) 패턴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IT기업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IT기업들이 친(親)민주당 성향을 지닌,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온라인상에서 보수의 목소리를 억압한다"며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요구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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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FTC가 반독점 조사를 확대해 시행한다고 발표한 뒤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들 기업들에게 "지난 144여일 간 우리는 기록적인 증시를 목격했다"며 "이건 일자리를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MAGA는 MAGA를 가졌다"고 덧붙였다. MAGA는 시총 1조달러가 넘는 IT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아마존의 첫 글자를 따서 이들 기업을 지칭하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슬로건으로 사용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에 공을 들여온 트럼프 대통령이 미 증시에서 강세를 나타내는 이들 기업을 향해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해석도 낳는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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