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 유튜브와 선거 그리고 가짜뉴스
가짜뉴스가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며 마스크 300만장을 보냈다거나, 한 사업가가 정부와 결탁해 수천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두었다는 가짜뉴스도 지역 정가를 휩쓸고 있다. 99%의 진실과 1%의 거짓을 교묘하게 섞어,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이 어렵다.
정치와 가짜뉴스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정치에는 가짜뉴스가 횡행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독립군 총사령관으로 있을 당시 미국의 독립 가능성이 없다는 편지를 썼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실제 편지가 공개되면서 조지 워싱턴은 편지에 대해 해명을 해야 했는데, 나중에 가짜 편지를 이용한 정적의 공세로 밝혀졌다. 링컨 대통령도 흑인 노예를 해방하려는 목적이 '자유 아메리카'가 아닌 '자유 아프리카'를 건설하려는 데 있다는 가짜뉴스에 시달렸다.
상대방에 대한 공격, 그에 따른 신뢰하락이 곧바로 우리의 지지율 상승, 선거 승리로 이어지기 때문에 가짜뉴스와 정치는 밀접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치권은 항상 가짜뉴스와 그 전파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치자금을 받았다거나 불법을 저질렀다는 네거티브 형태부터, 유력인사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포지티브 형태까지, 가짜뉴스는 다양한 유형으로 등장한다.
최근에는 유튜브가 가짜뉴스의 유통 통로가 되고 있다. 이미 각 당과 정치인들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가짜뉴스를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 영상과 관련된 문제는 보통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다루지만, 방송법 상 방송에 해당하지 않는 유튜브는 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사실 '방송'이라는 것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공적 측면에서 특정 사안을 전파하는 통로라고 해석한다면, 시청률 1%에 불과한 방송 프로그램보다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영상 클릭이 1000만회가 넘어가는 1인 미디어(유튜브)가 규제를 받는 건 자연스럽다.
물론 유튜브를 통한 가짜뉴스도 처벌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업무방해 특히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경우 등에 한해 정보통신망법 또는 형법에 따라 처벌이 가능하다. 그러나 결과 발생이 없다면 처벌도 불가능하다. 나아가 행위 자체를 처벌하기 위해서는 공문서를 위조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등 특수한 상황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단순한 가짜뉴스는 처벌하지 못하는 규제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외국 여러 나라도 이러한 과정을 겪었다. 이들은 유튜브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프랑스는 가짜뉴스를 규제하기 위해 '정보조작대처법'을 시행 중이다. 선거기간 동안 허위정보가 발견되면, 법원 명령으로 48시간 이내에 확산중단 조치가 행해진다. 특히 사회적으로 폐해가 큰 가짜뉴스의 경우 긴급결정권이 발동돼, 규제 기관의 사이트 차단 및 삭제 조치도 가능하다.
독일은 프랑스보다 좀 더 근원적으로 접근했다. 독일은 '공공의 평화와 질서를 해치는 범죄 또는 위협, 혐오, 증오, 선동'이 포함된 내용에 대해 즉시 삭제 및 위반 시 벌금부과를 규정한 '네트워크시행법'을 제정했다. 양국 모두 유튜브를 이용한 가짜뉴스의 파급력을 인정하고, 최대한 빨리 확산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법률을 통한 규제를 선택했다.
물론 정보조작대처법과 네트워크시행법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결국 아무런 의견도 제시하지 못하게 하는 '위축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유튜브 등 사업자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신고된 게시물을 일단 삭제하는 '광범위한 검열'을 가져올 수 있다.
종국적으로는 무엇이 가짜인지를 가려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겠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선거의 혼탁함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 가짜뉴스 방치는 정확한 정보 전달을 가로막고, 이는 민주주의의 후퇴와 공론장의 몰락을 가져온다.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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