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로 소비 끌어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
저금리로 부동산 가격상승만 부추길 수 있어
낮은 실효하한도 부담

신종코로나發 금리인하 기대감…한은의 3가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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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사태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시장에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한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점은 분명해졌지만, 과연 선제적 금리인하로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11일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신종 코로나가 경제에 하방압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금리를 내려야 할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며 "같은 숫자의 경제영향을 듣고서도 어느 정도로 보는 지에 대해선 각자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은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금리인하가 신종 코로나 타격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신종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설 연휴께부터 현재까지 가장 타격을 입은 부분은 소비다. 영화관·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뚜렷하게 소비 위축이 확인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신종 코로나가 확산 추세인 상황에서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경제위축이 아닌 질병이 원인인 상황에서 금리인하로 오프라인 소비를 촉진시키고, 사람들이 안 잡던 모임을 잡게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특히 신종 코로나 때문에 안 먹었던 것을 코로나 사태가 종결된다고 해서 두 배로 먹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인하로 소비를 촉진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로 오를 대로 오른 부동산 가격도 문제다. 지난달 열렸던 올해 첫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와 주택가격 상승의 관계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금리동결을 주장한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가격을 끌어올리고 가계부채를 증가시킨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 금통위원은 "일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하고, 비규제대상으로의 풍선효과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상존하고 있어 금융안정 관점에서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최근 금리와 주택가격간 연계성' 보고서에서 금리가 떨어질 때 집값이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박승호 국회예정처 경제분석관은 "금리 요인만으로 집값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주효한 원인"이라며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방에 비해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로 인한 경제 타격을 잠재우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가 집값만 올리는 결과를 낳게 되면 그 비난이 한은으로 향할 수 있어 한은으로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가깝게 도달해 있다는 점도 한은에게는 부담이다. 한은은 공식적으로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있다고 밝혀왔지만 현실적으로 실효하한에 대한 고민이 있다. 실효하한은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으로, 시장에선 실효하한을 0.75~1.00%로 잡고 있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로서 실효하한은 기축통화국보다는 더 높게 운용해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쉽게 금리를 내리긴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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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종 코로나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후반 이후 국고채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10시3분 현재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30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1.450%대에서 거래되던 금리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국고채 5년물 금리 역시 1.412% 수준으로 전날보다는 상승했지만 지난달 20일(1.583%)과 비교하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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